아니, 그럴 리 없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기민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존재다. 그리고 그런 인간이 '인간'으로 살기 시작한 이래 무슨 일이 일어났든 계속해서 해 온 게 출산이었다. 그런데 현대 한국인은 아예 작정한 듯 대규모로 출산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가 지금 이 모양이라면, 과연 이를 수동적인 현상으로만 간주할 수는 없다.
앞선 세대보다 똑똑하다는 이들이,
'현명해서' 이런 파국적 선택을 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런 선택이 가치 있는 것일 수도 없다.
그러나,
그런 선택지를 내미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일 리 없다.
이 나라가 밟아 온 길의 모든 발자국마다, 그 후과(後果)가 예외 없이 깃들어 있었다.
이를 감당할 세대가 이제서야 제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다.
그 누가 그들을 나무랄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