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함과 섬세함의 차이, 혹은 그 사이 어딘가
너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깊은 섬세한 감정과 마음을 가진 사람이지.
난 그게 정말이지 부러워.
어느 날 네가 ‘예민한 사람일수록 배려를 많이 한대’라고 말을 했을 때. ‘이제 더 이상 배려를 안 하고 싶고, 후 그래. 난 예민한 사람이야.’ 생각해서 뱉은 낙심하는 말처럼 들렸어.
그래서 혹여 부정의 생각에 꼬리를 물어버릴까 싶어서 이런저런 말들로 너에게 긍정을 심어주려고 했는데 그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까 도움이 안 됐던 말인 것 같아.
너를 위한 말이 아니었던 것 같아.
배려를 많이 하는 건 예민해서가 아니라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한 거고,
넌 그걸 잘 캐치하는 거고,
눈치가 빠른 거고, 눈치는 가르쳐도 안 되는 거고 타고나는 거야!!
넌 센스 있는 사람인거지!!
이런 말들을 주절주절 했던 기억인데, 그냥 캐주얼하게 말할걸.
‘네가 예민한 사람이어도 난 좋아.’
네가 어떤 모습이어도 난 상관없어!라는 말로 담백하게 말할걸.
네가 동굴에 들어간 지 한 달이 되어가는 시점이야.
내가 회사에서 팀을 옮기고 야근을 수시로 하는 터라 너와 일상을 공유하지도 못한 채 살아가다가, 아! 어?? 맞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언제가 마지막 연락이었지? 싶어서 매일 연락을 하던 우리의 카톡방을 봤을 때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다녔고 이내 걱정이 먹구름처럼 몰려왔어.
마치 곧 소나기가 쏟아질 것 같은 불안함도 커졌지.
조금은 무서운 마음에 바로 전화를 했지만 안내음성으로 넘어갔고, 너의 흔적은 10월 초가 마지막이었어.
일상을 살아가다가 네가 무사한지 잘 지내는지 어디서 뭘 하며 지내는지 생각이 날 때가 많아.
그럴 때마다 늘 생각해.
부디 그 동굴에서 안전하게 지내다가 나오길.
너무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 길을 잃지 않길.
혹시 네가 길을 잃다 헤매더라도 날 찾을 수 있도록 이 자리 그대로 있을게.
두려워마 친구야. 내가 너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