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감정과 감성의 공유
지난 9월 갑작스럽게 치통이 찾아왔다. 10년전 나를 신경치료로 곤란하게 했던 오른쪽 아래 그 곳이었다. 토요일 오전 병원에 가기 전까지 신경치료는 두번 이상 할 수 없다는걸 몰랐다. 의사 선생님과 5분도 안되는 진료 후 이를 뽑았다. 와이프는 아직도 그날 병원을 나 혼자 보낸걸 후회한다.
발치를 하고 나서 1주일간 금연이라는 처방? 을 받은 뒤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 처방은 지켜지고 있다. 흡연장에서 으레 “담배 언제 끊을거냐”는 말에 “이 좋은걸 왜 끊습니까” 라고 대답했던 내가 갑작스런 금연에 성공해버렸다. 성공한것이 아니라 성공해 버렸다.
돌이켜보자면 삶의 방향을 바꿔준 중요한 포인트는 갑자기 찾아왔다.
20살 이별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자리에서 함부로 내뱉은 입영 선언 후 입대
24살 수업 끝나고 대뜸 찾아간 교수님께 터 놓은 진로 고민 그리고 1년 뒤 공인노무사 수험 도전
29살 카페에서 갑자기 보게 된 첫 면접과 HR컨설턴트 커리어의 시작
31살 매번 거절하던 소개팅을 갑자기 나가 만나게 된 지금의 배우자
나는 계획대로 흘러가는 삶을 선호한다. 하지만 계획보다 갑자기 다가온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삶을 만들어 줬다.
이러한 경험을 되짚어보면 삶이 얼마나 예츨 불가능하며 그 예측 불가능성에서 새로운 기회와 변화가 숨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앞으로 어려운 난관이 찾아올때 생각지 못한 기회와 해결방법이 내 주위에 있다 예기치 않게 찾아올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흡연자분들은 알겠지만 추운 겨울, 특히 눈 오는 날은 담배가 참 많이도 생각난다.
만일 9월 어느날 갑자기 치통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올 겨울도 담배와 함께 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