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공공기관 인사담당자를 위한 로드맵(1)

Jun 4. 2025

1. Intro

2025년 6월 3일 21대 대통령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새 정부가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공기업, 공공기관 등은 민간기업과 달리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8조에 따라 매년 정부로부터 경영실적 평가를 받는다. 이 평가는 기관 운영 성과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기조가 기관 운영에 제대로 반영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공식 수단으로 작동하므로 공기업, 공공기관 인사담당자들은 새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따라서 공기업, 공공기관 인사담당자에게 정부의 노동정책은 법규 준수 이상의 과제이다. 과거 사례를 되짚어 보면 ① 이명박 정부시절에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표방하며 재무건전성과 경영효율성 지표가 대폭 강화되었고 ② 박근혜 정부시절에는 '창조경제'와 '국민행복'을 강조하며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영 지표가 신설되었다. ③ 문재인 정부시절에는 '사람중심 경제'를 내세우며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가치 실현이 핵심 평가영역으로 격상되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최우선 과제가 되자 전국 300여 개 공공기관이 고용구조 개선에 나섰다. 마지막으로 ④ 윤석열 정부시절에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와 '역동적 경제'를 추진하며 재무건전성과 디지털 혁신이 재차 강조되었다.

앞으로 이재명 정부에서는 '노동 존중,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존중 사회 실현' 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① 동일노동 동일임금 기준지표 마련을 위한 임금분포제 도입 ② 직장 내 민주주의, 노사자율 강화 실현 ③ ‘일하다 다치거나 죽지 않게’ 노동안전보건체계 구축 ④ 일하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사회 조성 ⑤ 범정부 차원 주 4.5일제 실시 지원 및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제시 등 다방면의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당선 확정과 동시에 새 정부가 출범하므로 우리에게는 이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따라서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를 면밀히 분석해 정책 방향을 예측하고 선제적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기관은 '정책 선도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본 아티클은 공기업, 공공기관 인사담당자가 새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를 완벽히 이해하고 경영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창출해내는 실질적 로드맵이 될 것이다.

2.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과 적용

(1) 동일노동 동일임금 기준지표 마련을 위한 임금분포제 도입

1) 정책근거 및 의미해석

주요 노동정책 공약 중 첫번째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하기 위한 “임금분포제 도입”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위 내용을 깊게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임금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염두해둔 정책으로 비춰지며 연공과 호봉 중심의 임금체계에서 벗어나 기관 내부의 임금현황을 직무별·직급별로 투명하게 분석·공개하며 업무의 성격·난이도·책임도·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임금을 합리적으로 배분하여 유사 직무 간의 불합리한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공정한 보상체계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정규직-비정규직, 남성-여성, 연령별 임금격차 해소를 통한 임금의 공정성의 확립까지도 해석할 수 있다.

2) 실무적 대응 방향

① 현황진단 및 이슈 도출

- 기관 임금체계(호봉제, 연공급, 직무급 등) 및 현황(동일직군, 성별, 고용형태 등 임금격차 분석 등) 분석

- 외부 벤치마킹(유사 규모·업종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 및 시장임금 수준 비교 분석

② 직무분석, 직무평가체계 구축(또는 직능자격제도의 도입)

- 직무분류체계 도출(재설계) 및 직군(사무, 기술, 연구 등) 구분

- 직무분석 및 직무평가(업무 난이도, 기여도, 영향력 등) 도구 설계

- 직무평가체계 구축 및 직능자격제도의 실현

③ 임금체계 개편

- 직무급(직능급) 중심의 임금체계 설계

- 임금체계 개편 후 예상 인건비 변화 시뮬레이션 및 총액 인건비 관리방안 마련

④ 노사협력 및 기관 노력 평가

- 노사공동협의체 구성 및 직원 의견수렴 노력 정도

- 제도 시범운영 여부 및 단계적 확대

3) 단계별(단기/중기/장기) 실행계획

인사 담당자의 관점에서 단계별 실행계획을 요약해보면, 단기로는 동일노동·동일임금 실현의 출발점으로 기관 내부 임금체계의 현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이를 위해 호봉제, 연봉제 등 현재 임금체계 유형과 동일직군, 성별, 고용형태별 임금격차 현황을 분석하여 제도적 문제점을 도출해야 한다. 중기에는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직무분석과 직무평가체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여 동일가치노동 평가결과를 도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직무급(또는 직능급) 중심의 임금체계(안)을 설계하고 예상 인건비 변동과 총액 인건비 관리방안을 시뮬레이션 해야한다. 동시에 직무급(또는 직능급) 도입의 시범운영 계획을 수립하여 일부 직군 혹은 시범부서를 대상으로 제도를 우선 적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범운영을 통해 도출된 개선사항을 반영해 직무급(또는 직능급) 중심 임금체계를 전사로 확대 적용하며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 수준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동일직무군 임금격차 개선율, 직무급 도입률 등의 KPI를 관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