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슈디악 사진전
사실 나도 잘 모른다. 여섯 번에 가족을 죽음을 경험한 나였지만, 우리 집에 남은 언니와 나, 유일한 가족의 평균 나이는 만 31살, 집에 오래 산 사람이 없었기에 호스피스와 요양원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크게 없었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은 병의 유무에 따라갈 수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고, 호스피스는 공간에 따라 연명치료가 불가능하고 마지막을 준비하는 곳 등 얄팍한 지식을 알 뿐이다. 내가 아는 건 다만 어머니의 말기암을 함께하며, 어머니는 '호스피스', '요양원'에 가기를 극도로 거부했다는 것뿐이다. 왜냐하면 다시는 자신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했기에,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한다고 생각했기에, 버려졌다고 생각했기에, 우리에게 죽음 전 머무는 공간은 어디인가? 우리는 준비할 시간이 있었을까? 그 과정을 무시하고 살아갈 것인가?
올해 65세 노령인구 비율은 18% 이상 인구의 5/1이 넘으며, 50년에는 40% 넘어가는 가운데, 우리는 무엇을 얼마나 알고, 사실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을까?
마도, 여기' 전시
이번 내 첫 개인전인 극장의 집 서문과, 과거 위안부 전시 ODD전시 명왕성을 함께 했던 턱괴는여자들이 기획한 전시 '아마도, 여기'전시 관람을 위해 성수역 인근에 위치한 도만사로 길을 떠났다.
극장의 집 정보▼
https://brunch.co.kr/@6cdd2b18270a494/46
명왕성 정보▼
https://giant-cup-054.notion.site/PLUTO-2022-e8b16a91b4fc48ca92b152b0ab98e980
성수역에서 도만사로 가는 길 아날로그로 붙여진 곳곳의 아마도, 여기 포스터가 보인다면 잘 가고 있다는 것이 맞다. 수도권 인구가 50% 몰려 있다는 것과는 무색하게 전시장으로 가는 길 외로움이 느껴졌다.
그녀들이라면 전시장을 선택하는 길 또한, 주변의 환경 또한 전시장의 콘셉트에 맞게 이 공간을 선택했을 거라 의심 조차 되지 않았다.
이번 '아마도, 여기' 캐롤 슈디악 사진전을 살펴보기 전
그녀들의 에세이 프로젝트를 관람한 후 전시를 보길 권장한다.
<Blind Essay Project>는 작가 Carol Chediak(케롤 슈디악)의 <Possibly Here> 사진 시리즈에 관한 에세이 프로젝트입니다. 5명의 에세이스트는 선택된 몇 개의 사진을 먼저 본 뒤, 다시 에세이로 표현합니다. 사진은 아직 공개되지 않지만, 5개의 글을 통해 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본 프로젝트는 <Possiby Here>의 다층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한 Pre-Project로 문학과 시각예술을 잇는 역할이자 그 자체로 서사를 완성합니다. 물론, 미래의 관람객에게 궁금증을 유발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습니다. 모든 작품은 11월 말, 오프라인 전시를 통해 공개됩니다.
- 턱괴는 레터 중-
https://page.stibee.com/archives/281029
이번 전시를 기획한 턱괴는 여자들은
인문학과 공감능력이 세상을 구합니다." We work for saving the world with humanity.
라는 키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기획하는 리서치 베이스 팀이다.
벽에는 앞서 소개했던 5개의 에세이 프로젝트가 프린트되어 전시되어 있다.
도만사라는 전시장 속 10 개장의 에세이 프로젝트가 5개의 시선으로 꽉차 있을 뿐이다.
브라질 작가 캐롤 슈디악(Carol Chediak)의 <Possibly Here>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해. 브라질 사진 작가 캐롤 슈디악은 양로 시설의 획일적인 1.52평의 단칸방 안에서도 빛나는 노인들의 ‘개성’, ‘다양성’ 그리고 ‘정체성‘을 포착했지. 작가가 리우데자네이루의 양로원에서 5년 간 요가 강사로 일하며 노인들의 삶과 세계에 녹아들고 관찰한 결과라는 것.
- 턱괴는 여자들 인스타그램 중 -
전시장에는 브라질 작가 캐롤 슈디악이 양로 시설에서도 빛나는 노인들의 개성을 찍은 다양한 방이 존재한다.
사진 한 장에는 단순한 모습이 아닌, 노인들의 표정에서 작가가 그들과 만들어진 연대와 설렘이 느껴진다.
방에 모습만이 아닌 그 사진이 자리 잡은 '여기' 모습 또한 자리 잡아 있다. 다양한 사진들이 있지만,
그 설렘 직접 느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사진을 한 장만 공유해 본다.
노란색으로 인쇄된 서문에는 진정성이 빼곡히 적혀있다.
《아마도, 여기》 전시를 위한 글
저절로 오는 아침은 없다
아침에 대해 생각해 보자. 어떤 아침은 쾌청하고, 어떤 아침은 안개가 자욱하고, 어떤 아침은 부슬비가 내린다. 천둥번개가 치는 아침도. 그러다가도 또 다음날 아침에는 파스 한 여명이 비쳐주기도 한다. 매번 다른 아침이 온다. 아침은 어쩌면 쉽게 오는 것처럼 보인다.
- 아마도, 여기 에필로그 중-
전시장 한 구석에 있는 모니터에는 자신의 방을 선물 받은 이들의 표정이 담겨 있었다.
우리의 마지막 즈음 빛나는 순간을 함께한 작가가 내 모습을 기록해 준다면 그리고,
그 결과를 내가 받는다면 나는 무슨 표정을 지을까?
보는 내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우리의 모습이라. 미래의 모습이라. 아름다운 모습이라.
국내 노양원이나 요양원,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은 가고 싶지 않은 곳, 버려지는 곳 등
좋지 않다고 아주 가까운 곳에서 느껴왔다. 이 글을 쓰며 다양한 리서치를 하며 그 무게를 더 느꼈다.
하지만 그 공간이 이 전시장처럼 하나의 설레임이나 다양함이 공존할 수 있는 곳으로 바뀔 수 있다면?
5년간의 아카이빙을 담은 이 전시는 12월 30일까지 성수에 위치한 도만사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23.11.30-12.30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4:00-20:00
토요일과 일요일, 12:00-20:00
'도만사(도시를 만드는 사람들)', 서울특별시 성동구 광나루로4길 12, 102호
아이, 학생, 중장년, 노년 그리고 모든 동물을 환영합니다. 눈높이에 맞춰 작품을 설명드립니다.
턱괴는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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