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도 막지 못한 그들의 커피사랑
우리가 몰랐던 미국 남북전쟁 속 커피에 관한 이야기
by
커피 노트
Aug 19. 2022
들어가기 전
미국 남북전쟁에서 모든 군인들에게 가장 사랑받았던 식품인 커피.
이번 주제에서는 군인들이 커피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왜 사랑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참고로 미리 말하자면 바로 다음 주제는
'인스턴트커피의
탄생'이라는
주제인데,
이번 편인
전쟁도 막지 못한 그들의 커피사랑
을 읽는다면
다음 편을 읽는 데 있어
좀 더 수월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한다.
왜 냐고? 그 이유를 말하자면 인스턴트커피는 미국 남북전쟁에서 최초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 군인들의 일기 속 놀라운 사실
< 어머니보다 커피? >
국립 미국사 박물관의 큐레이터인
존 그린스펀
은 미국 남북전쟁기록 보관소의 일기들을 연구하다
굉장히 놀랄만한 사실을 하나 발견하였는데 그건 바로 일기 속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 때문이었다.
당시 군인들이 쓴 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가족도 여자 친구(이름)도, 어머니도 아닌 전쟁과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커피'라는 단어였다.
이게 왜 놀랄만한 상황인지 한번 전쟁 상황 속의 나를 떠올려보자.
전쟁터는 내일 당장 아니 지금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언제 어디서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모르는 그런 곳이다. 그렇기에 전쟁 속에서의 일기는 온전히 나의 이야기로 집중되어 있기보다
여자 친구, 어머니, 가족 등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집중되어 쓰일 것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유추해볼 수 있다.
그런데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커피'라니 참으로 놀랄만하고 의아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커피'가 일기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가 되었을까?
그건 당시 그들이 얼마나 커피에 진심이었는지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커피에 대한 군인들의 진심
< 더러운 물도 마다하지 않아 >
당시 군인들은 커피를 내려 마실 물과 비슷한 액체만 있다면 그 액체가 무엇인지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커피를 내려 마실 정도로 커피를 사랑했다. 그들에게 있어 그 물이 마실 수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롯이 커피를 마실 수 있느냐 없느냐가 그들의 목표였으니까 말이다.
< 북군의 커피 사랑 >
당시 북군은 얼마나 커피에 진심이었는가 하면 남북전쟁 직전
샤프스 소총사
의 아이디어로
칼빈소총의 개머리판에 수동 원두 그라인더를 장착할 수 있게 되자
북측의 군인들은 원두 그라인더를 소총에 매달아 항상 커피를 마실 준비를 하고 다녔다.
또한 북군의 지도자
벤저민 버틀러 장군
은 병사들에게 수통에 커피를 넣어놓고 다닐 것을
명령하기까지 하였는데, 이러한 행위들은 우리로 하여금 절로 의문을 갖게 만든다.
도대체 그들에게 커피는 어떠한 존재길래 소총에 무거운 그라인더를 매달고 다녔으며,
장군은 수통에 커피를 넣고 다닐 것을 지시했을까?
그에 대한 답은 커피의 성분 중 하나인 카페인에 대한 효능에 대해 알아보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 상황을 떠올려 본다면 위와 같은 행동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카페인의 효능을 보겠다.
카페인
은 집중력을 향상해주며 정신력을 맑해주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주는 효능이 있다.
한마디로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동시에 육체적인 능력까지 상승시켜주는 것이다.
이러한 효능을 전쟁이라는 특정 상황에 입각하여 생각해보겠다.
커피를 마신 군인들은 앞서 설명한 카페인의 효능으로 인하여 사기가 진작되고 신체 능력이 향상될 것이며,
진작된 사기와 향상된 신체적 능력은 전투에서 우위를 점할 확률을 높여주며,
결론적으로 전투에서 승리할 확률까지 높여준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북군의
Benjamin Bluter 장교는
전투를 앞둔 상황에서 다른 장교들에게
"그들이 아침 일찍 커피를 마신다면 버틸 수 있습니다."
(전투 상황을 얘기하는 것)라고 말한 것에서
Benjamin Blutter 장교
는 커피가 군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커피가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어떠한 효능이 있는지 정확히는 몰랐겠지만
적어도 병사들이 커피를 마시는 행위가 최종적으로 전투의 우위를 점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쯤은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는 카페인의 효능 중 꽃이라 할 수 있는 졸음을 쫓아주는 효과 또한
병사들에게 아주 중요한 효능이었다.
실제로 당시 군인들은 불침번을 설 때나 행군을 할 때면 커피를 마시며 졸음을 버티며 힘을 냈다고 한다.
그다음 그들의 입장이 되어 상황을 떠올려보겠다.
전쟁터는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비명과 죽음의 공포가 도사리는 곳이다.
그런 전쟁터에서 커피를 볶는다면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게 될까?
우선 수백 명이 커피콩을 볶을 때 퍼지는 구수한 냄새는 피비린내를 없애주기 충분하여
군인들을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해 줄 것이다.
그렇게 커피를 볶는 구수한 냄새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어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
나른해지는 몸과 함께 고향에서 마셨던 커피 한잔의 추억이 떠오르며, 군인들은 잠시나마
전쟁터가 아닌 고향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 같은 기분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 커피는 힘을 나게 해 주는 동시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일종의 만병통치약의 존재라고도 할 수 있겠다.
< 커피가 부족하여 적과 내통하던 남군 >
북측은 남군에 비해 해상능력이 월등하게 뛰어났으며, 지리적으로도 남군을 압박하기에 굉장히 유리했다.
북측은 남측의 항구 및 주요 무역 통로였던 미시시피강을 비롯한 수로들을 봉쇄하며 남군을 크게 압박하였고
보급로가 끊긴 남측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본적인 물자들이 동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기본적인 물자들조차 없는 상황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었을 리가 없다.
꿩 대신 닭이라고 했는가. 남군은 커피가 떨어지자 주로 도토리, 땅콩, 민들레 등 다른 작물들을
차로 끓여 마셔 커피의 허전함을 달래곤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커피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었던 것일까
남측의 군인들은 전투가 없는 날에 들판 한가운데서 북군을 만나 물품을 교환하여 기어코 커피를 마셨다.
정말이지 그들의 커피 사랑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TMI이긴 하지만 물자도 없는 남측 군인들은 당시 남부에서 잡초처럼
흔히 볼 수 있던 담배를 들고 가 커피와 물물 교환하였다)
< 커피 그 이상의 가치 >
남북 군인 모두에게 전쟁 속 유일한 삶의 낙이었던 커피.
비록 그들은
전쟁터에서 커피를 마셨지만 그 누구보다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자들이 아니었을까.
< 다음에는 >
바로 다음 편은 '인스턴트커피의 역사'라는 주제로 이어집니다.
< 참고 자료 및 사이트 >
digitalsc.lib.vt.edu
(미국 남북 전쟁 당시 군인들의 일기장)
(NPR 뉴스 기사)
'IF WAR IS HELL, THEN COFFEE HAS OFFERED US. soldiers some salvation'
(American battlefield) trust 'coffee and the civil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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