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스토리 ㅣ #한강대로100]
취향과 경험이 쌓여 만든 한강대로 로스터리 카페
한강대로의 현대적인 고층 빌딩 사이, 모든 계절이 풍성하게 담기는 작은 골목 안에 커피에 진심인 로스터리 카페 트래버틴이 있다. 세월의 결이 느껴지는 오래된 구옥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이 매력적인 공간은 2018년부터 많은 사람에게 특별한 쉼표이자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 한 잔의 좋은 커피를 매개로 사람과 지역이 어우러지기를 희망하는 이승목 대표와 김종원 실장은 아모레퍼시픽이 그랬듯 자신들만의 해리티지를 만들어나가길 꿈꾼다. 시간의 층위를 모두 간직한 트래버틴(Travertine: 석회암)처럼, 커피를 중심으로 고객들의 취향과 경험의 켜켜이 쌓여가는 커피향 가득한 트래버틴을 찾았다.
안녕하세요. 독자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 드려요.
이승목 반갑습니다. 로스터리 카페 트레버틴 대표 이승목입니다. 저희 트래버틴은 2018년 가을이 시작될 무렵에 문을 열었고요. 이곳 용산점을 시작으로 현재 한남점과 송도현대아울렛에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트래버틴 카페에서 멀지 않은 곳에 브런치 카페 바통도 운영 중입니다.
김종원 저는 2020년 2월에 합류했는데요. 대표님과 고향 선후배 사이로 알고 지내다가 팀을 꾸리게 됐습니다. 대표님이 경영과 기획 전반을 책임지신다면 저는 커피에 좀 더 집중해서 로스팅과 매장 퀄리티를 컨트롤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꽤 오랜 시간 한강대로에 계셨네요. 수많은 상권 중에서도 왜 하필 이곳, 한강대로 골목이었나요?
이승목 제가 창업 전에는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약 30여 개 브랜드를 관리하는 일을 했습니다.사실 그전부터 커피를 좋아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현장 일도 오래 했는데, 회사 생활을 통해 비로소 커피 사업화에 대한 실무를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었죠. 일을 배우면 배울수록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을 넘어 하나의 완성된 브랜드로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어요. 자연스럽게 독립으로 이어졌죠.
회사에서 점포개발 업무를 하다 보니 서울 곳곳을 정말 많이 다녔는데, 한강대로가 무척 독특한 히스토리를 가진 곳이더라고요. 재개발에 묶여 20년 넘는 세월이 멈춘 골목이 있고, 바로 길 건너편에는 아모레퍼시픽 같은 현대적인 사옥들이 늘어서 있고요. 그 상반된 풍경이 주는 매력이 무척 극대화되어 다가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 자리를 택한 건, 매장 앞에 100년 넘은 은행나무 때문이었어요. 서울 한복판에 저렇게 큰 나무가 있다는 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고, 옛 한옥의 양식을 간직한 구옥과 가로막는 것 하나 없는 탁 트인 뷰도 마음에 들었고요. (중략)
공간 기획이 독특한데 인테리어 마감재가 석회암이군요.
이승목 이 공간을 만들 때 칼 세이건의 책 『코스모스』를 읽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주를 상상했습니다. 트래버틴 돌이 깔린 매장이 마치 화성에 불시착한 공간처럼 보였으면 했어요. 너무 트렌디한 연출보다는 시간이 흘러 낡아도 그 흔적이 멋스러운, 소재의 힘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김종원 통창으로 보이는 골목 뷰가 묘하게 다른 행성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 같달까요. 고객들도 공간을 즐겨주시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이면 지금만큼의 주목을 받는 골목은 아니었을텐데, 오픈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요?
이승목 말씀하신 것처럼 이 골목 상권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기 전에 거의 유일한 카페였죠. 오래된 식당 몇 개가 있었고, 지금 있는 가게들 하나도 없을 때니까요. 좀 삭막했어요. 그래서 제가 고향 대구 지인들을 좀 끌어들였습니다. 옆집 하이타이 식당은 대구에서부터 친하게 지내던 형님이 대표로 운영하고 계시고, 지금은 없어졌는데 카페 옆 우동집이 리리스토어라고 편집숍이었어요. 그 대표님도 제가 서울에서 한 번 해보시라고 권해서 오셨죠. 그렇게 도란도란 4, 5년 정도 지냈습니다. 의지도 되고 재미있게 했지만 아무래도 모두 힘들긴 했죠. 그래도 그 시간을 잘 버티고 왔습니다. 제가 버티는 걸 좀 잘 해요. (중략)
지금은 굉장히 컨셉추얼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잖아요. 어떤 전환점이 있었나요?
이승목 가장 큰 전환점은 2020년 초 2호점 격인 브런치 카페 바통(Baton)의 문을 열면서 시작됐어요. 트래버틴을 2년 정도 운영하면서 커피 하나만으로는 수익 구조를 단단하게 가져가는 데 한계가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었고, 음식을 곁들인 브런치 카페를 하자는 생각으로 기획한 게 바통이었어요. 공교롭게도 오픈 2, 3주 전에 코로나가 터졌는데 초기라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해질지 가늠조차 못 했었죠. 설마 하는 마음으로 예정대로 오픈을 했는데 우연하게 바이럴을 탔고 1년 가까이 아침마다 오픈런 줄이 길게 늘어서는 명소가 됐습니다. 외부적으로는 코로나라는 아주 어려운 시기였지만 바통은 초창기에 잘 안착할 수 있었어요. 그 경험을 하고 본격적으로 사업화의 방향성을 잡고 트래버틴이라는 브랜드의 단단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죠.
고민 끝에 어떤 것을 보강해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
이승목 김종원 실장과도 매일 이야기를 나누는데, F&B는 이제 종합예술이 됐어요. 우리가 하는 일이 대단히 고고한 예술은 아닐지라도, 그 과정만큼은 정말 많은 분야를 아우릅니다. 브랜드의 철학을 세우는 인문학적 소양부터 매력적인 공간과 결과물을 만드는 비주얼적 감각, 그리고 실제 수익을 내기 위한 원가와 인건비 계산 같은 이공계적인 수치 감각까지 모두 갖춰야 하거든요.
맛있는 커피 이상의, 모든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종합적인 기획력과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것들을 보강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김종원 실장과 명확하게 업무 구분을 한 것도 그런 이유고요. 예전엔 욕심에 혼자 다 잘하고 싶었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혼자 다 짊어지면 절대 오래 못 가더라고요. 브랜드라는 게 제가 '이게 브랜드예요'라고 우긴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사람들이 우리 모습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해 주느냐가 핵심이죠. 그래서 손발이 잘 맞는 팀원들과 역할을 나누고, 서로 의지하며 오래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해요.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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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버틴' 이승목 대표님, 김종원 실장님을 만나다 - 아모레퍼시픽 스토리(AMOREPACIFIC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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