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방에서 지구를 꿈꾼다.

by illu

걷고, 헤엄치고, 뛰고 또 뛰다 지친다.

수학 문제를 풀다가, 또 하염없이 시작되는 시험을 준비하다가, 학교에서 수업을 듣다가도

이렇게 살아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까? 성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아니,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고민한다.

고민하다가도 문득 내가 너무 작은 고민에 빠져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하루의 대부분을 책상 앞에서 보낸다.

요즘은 무의미 함이 나의 하루를 가득 채운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상상한다.

지구 어딘가,

내가 가본 적도 없는 그곳에서

낯설지만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황홀한 풍경을 조용히 감상하는 나를.

나의 인생에서 가장 평화로운 순간을 보내고 있는 나를

진짜 내가 꿈꾸는 인생을 살고 있는 나를 상상한다.

성공이 뭐라고 정의되든

내가 원하는 삶은 내가 원하는 곳으로 떠날 수 있는 자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마음껏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는 그런 시간

이런 것들이 나에게 성공한 삶이다.


그런데, 그 꿈과 지금의 나 사이엔 너무 많은 벽이 있다.

뒤처졌다는 생각과 방법을 모른다는 막막함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 자신도, 이 세상도 너무 작게 느껴진다.

나는 진짜 지구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다.

넓은 세상, 낯선 공기, 처음 만나는 나의 생각.

나의 좁은 마음을 열어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다.


나는 지금 좁은 방 안에서 지구를 꿈꾼다.

언젠가, 그 꿈이 나를 데려다줄 거라고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