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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과 영상이 만나다?

임명섭

고고학과 영상이 만나다?

: 카메라 렌즈 속에 담겨 있는 사천 늑도 발굴 이야기를 통하여


  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카메라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요즘 세상에서 휴대폰(카메라)만큼 접하기 쉬운 문명은 없을 것이다. 이에 비하여 그 형태는 휴대폰과 전혀 다르지만 고고학이라는 학문은 누구나 쉽게 접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은 거 같다.


고고학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보물을 캐러 다니거나 귀한 것을 발굴하러 다니는 사람들, 삽질하러 다니는 사람들 같은 반응을 대다수가 보인다. 그 이유는 발굴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이 쉽지 않고, 서적에서 등장하는 각종 고고학 관련 용어는 일본이나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에 일반 사람들이 직접 이해하기 어렵기 떄문이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발굴 조사 기관에서는 카메라를 이용하여 고고학 관련 자료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영상을 활용하여 조금 더 생동감 있는 현장을 기록하기 위해서이다. 필자는 영상으로 남아 있는 고고학의 장면을 통하여 독자들이 고고학을 생각보다 재밌고 접하기 쉬운 학문으로 떠올랐으면 하는 바램에서 이 글을 작성하였다.


  지난 겨울에 부산대학교 고고학과 학생들은 사천 늑도 유적에 대한 학술발굴을 진행한 적이 있다. 늑도유적은 원사시대 혹은 그 이전부터 한반도에서 가장 큰 교역 항구로서 역할을 했던 장소중의 한 곳이다. 올 겨울에 실시한 조사는 시굴조사였다. 시굴조사는 본 발굴조사를 하기 전에 유구라는 공간의 흔적이나 유물의 흔적이 있는 지를 시험 삼아서 굴착해보는 조사를 말한다. 보통 포크레인을 이용하여 직사각형 모양으로 크게 굴착하는 (이것을 트렌치라고 한다)을 하는데, 이번에는 학생들이 삽과 호미를 이용하여 직접 굴착까지 해보았다. 트렌치는 앞서 말했듯이 유구나 유물의 흔적을 찾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토층이라고 하는 흙의 벽에서 보이는 퇴적의 양상을 통하여 고고학적인 흔적을 찾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번 시굴조사를 통하여 늑도 사람들이 살았던 집터(주거지)의 흔적과 제사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손잡이에 고리가 달린 작은 검(환두도자)가 토기편 등의 유물과 함께 발견되었다.


영상의 2분 5초부터는 트렌치 내에서 작업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발굴 = 땅파기 라는 대중들의 일반적인(?) 인식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작업은 발굴을 하는 과정 중에서 관찰을 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음... 청소를 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쉬울 거 같다. 시굴조사가 유구나 유물을 발견하기 위하여 시범적으로 굴착하는 조사라고 했었을 때 필자는 이 단계가 전체 발굴 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장이 깨끗하고 선명해야지 정확한 관찰이 가능하고 무언가를 발견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영상 속에서 등장하는 내용을 토대로 고고학과 발굴이라는 것들을 소개하는 글을 작성하였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고고학과 발굴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싶은 생각이 컸기 때문에 카메라를 이용하여 조금 더 생동감 있게 그리고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매체인 영상을 예씨로 글을 작성하였다. 현대 고고학에서 영상의 역할은 현장조사를 기록화하는 것이며, 이와 함께 조사의 성과와 보고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Struever 1997; 조우택, 최성락 2011).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영상을 활용하여 고고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가 된다.


  독자 여러분들이 마냥 고고학을 어렵게만은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 고고학과 발굴에 대하여 궁금은 하였지만 접근이 너무 어려웠거나 매체를 접하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워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더라면, 영상으로 고고학을 접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그리하여 고고학이 조금 더 대중적으로 여러분들에게 어울릴 수 있는 학문이 되었으면 한다.


유튜브 [ 동아시아SAP융합인재양성사업팀 ] 


※ 이 글은 부산대학교 고고학과 전공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는 대중고고학연구회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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