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서

by 은월 김혜숙



날개 있다고.jpg

날개 있다고 전부 날수

있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날개가 있어도 달음질치기

위한 몸에 소유물일 뿐

날지 못하는 짐승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될 수 없는 것입니다

.

날기 위해

지붕에는 오르기는 하지

뛰어내리는 행동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더 없다는 것입니다

날개 있어 하늘을

나르는 존재는 한없이 날고 내려 않고

세상을 비웃 듯 내려 다 봅니다

.


배설 물조차 절벽이든

나무 가지든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내 질러 놓는 것은 자기 외엔 더 없다는 것 일 겁니다


날 수 있는 것도

날지 못하는 것도 이 세상에 다 같은 존재

백령도의 괭이갈매기와 물오리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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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초여름 백령도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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