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가면서

by 은월 김혜숙

어디론가 나를 태우고 간다

버스 앞자리에 앉아 파란 선과

흰 점선을 나란히 하고 버스 문이 열리며

한 사람씩 올라오는 사람들 얼굴에

낯섦으로 다가옴을 찬찬히 본다


차창 너머로 봄볕이 아스팔트를 데우며

아롱이는 거리에 삶이 부산스레 오가고

지나가는 오토바이에 이고 가는 겨우내

고됨이 봄 햇살로 토닥이며

서로서로 입 가리개를 한 가장家長의

얼굴에 외로움이 서려 있다


정거장마다 아직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난 버스 안에서 그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떠나가는 봄의 차창을 보며

전에 없던 감탄이 터진다


봄이로구나

무언가 될 것 같은 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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