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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리고도 사는 것

by 은월 김혜숙


시내 백화점에 들러 선물용 와인을


사고 누군가에게 선물하려고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린 적 있다


.


살다 보면 잃어버리고 사는 일이


숱하게 있으며 잃어버림을


발견하면 순간 잃어버린 가치에


기분의 순도는 다르게 다가온다


.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것은 어느 순간 시간과


희석되어 추억이 되어 간다


.


잃어버림은 과거로 달려가고


어느 땐 현실에 반갑게 직접


찾아오긴 해도 그것의 가치에


비중을 두면 다르겠지만


과거의 추억일 뿐


.


우리가 잃어버리고 사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도


날마다 통곡하고 살고 있지 않은 듯


.


그 추억을 건져서 가끔 들여다볼 뿐


연연하고 사는 것은 아니게 된다


.


정신 줄 놓고 치매하는 잊어버림만


아니라면 가끔 잃어버려도 좋겠다


.


..


< 잃어버리고도 사는 것 > -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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