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를 겁 없이 깨며 살아왔다
마당 한가운데 호박을 썰어 널어
말리다가 덩그러니 가슴 구멍 숭숭 내가며
시간을 푹푹 삶고 끓여대며 왔음을 알았다
그리고 미처 준비도 못한 체
뼈가 깎기고 피가 뽑히고
진을 다 빼서 내주고도 모자랐고
걸을 때마다 묻는 언어의 절름거림을
탓하면서 게으른 탓으로 내몰았다
그리고 몰두해 온 시간을 모아 온
어설픈 시간만큼 언어의 다리는
돌돌돌 몸체를 끌고 수만 리 길을
차곡차곡 걸어왔어도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시 쓰는 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