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혼자 부러지고 깨져서
나가는 손톱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손톱만 하겠는가
다리도 욱신하고
관절이 진이 빠져
시큰한 것도
손톱과 같은 맥락이겠지
나 어린 시절 숙제를 깜박하고
등교해서 선생님 앞에 서서
손바닥 맞기 전에 손톱부터
물어뜯고 손톱의 잘못이 아님에도
그 손톱을 혹사시켰다
지금은 그것도 아닌
그저 늙었다고 손톱이 저절로
부러져 나간다 생각했지만
아마도 늙음이 아니고 살면서
잘못한 일이 많아 물어뜯지 않아도
내 몸은 나의 지난 시간을 소모시킨다
그런데 난 무엇을 잘못하고 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