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톱

by 은월 김혜숙

저 혼자 부러지고 깨져서

나가는 손톱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손톱만 하겠는가

다리도 욱신하고

관절이 진이 빠져

시큰한 것도

손톱과 같은 맥락이겠지

나 어린 시절 숙제를 깜박하고

등교해서 선생님 앞에 서서

손바닥 맞기 전에 손톱부터

물어뜯고 손톱의 잘못이 아님에도

그 손톱을 혹사시켰다

지금은 그것도 아닌

그저 늙었다고 손톱이 저절로

부러져 나간다 생각했지만

아마도 늙음이 아니고 살면서

잘못한 일이 많아 물어뜯지 않아도

내 몸은 나의 지난 시간을 소모시킨다


그런데 난 무엇을 잘못하고 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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