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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by 은월 김혜숙

어쩌다 보니

우리는 늘 쥐고 담는 손으로

만족하기도 울분하기도 한다


결국 손을 펴고 갈 일을 잊고서

피가 가장 뜨거울 때

꽃을 피웠고 또 비루해진

모든 것이 더 나아질 수 없으면

어제보다 오늘 잘하면 될 것이며

우린 사랑하기 위해서

용기가 필요하듯

버릴 용기도 필요하다 했다

지상에 스며들고 난 후

세상에 진한 흙냄새 하나

남기고 가는 일이면

족하지 않겠나 그것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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