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른다고 되는 일이 없는 것
억지로 뭔가 해내려는 것도
먼저 해결되리라는 것도
욕심껏 내 몫을 챙기는 것도
다 어떤 것을 위하는 것인지,
.
이 세상을 잠시 빌려 쓰고 왔고
존재를 찾아 여기까지 떠왔다는 것이
우린 결국 머물고 싶어도 머물 수 없는 것
그래서 삶은 모든 것을 한 번씩
내려놓고 가야 함에도 어쩌라고
오늘도 모질게 무던히 살기 위해 달리게 된다
.
날마다 정리하면서 다시금 묵은 것을
씻어내며 털어내는 그 행위로부터
간절히 두 손을 모아 덤덤한 마음으로
눈 속을 헤쳐 꽃바람이 부는 날을 향해
또 희망차게 여기며 쥐고 가자는 것일까
.
끝내 남은 것에 대해 소중한
너의 마음과 내 마음 섞어서
남은 생의 과제 앞에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우직하게
가야 하는 것인지
세상은 한 치 앞을 예측 못하는
나날로 탁해 가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