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벤치아래 꽃과
줄기를 타고
스멀스멀 개미들이
열심히 삶을 이어가고
햇살은 그늘 위에서
나무와 바람과 서로
엇갈리며 놀이 중이다
.
초여름의 새 울음은
어제의 피로를 비워주고
계절을 비켜 가는 꽃들은
순서를 다퉈가며 자리바꿈이
여념 없다
.
그 숱하게 찾아온
폭풍 덩치를 밀고 엎드러진
전신을 일으켜 세우는
깊은 여름보다
아직은 초여름의
여유가 찬찬한데
.
내게도 이렇게 순리대로
삶이 평온하게 찾아오면
팔짱을 끼고 잔잔히 바라보고 싶다
.
담벼락 아래
온종일 해를 받아낸
메꽃 드리운 날
가만히 함께 나도 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