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강을 바라보며

by 은월 김혜숙

보았습니다

한강이 얼마큼 숨죽이며

그 수많은 이야기를 흘려보냈는지

.

울 어머니 젖몸살 할 때

없는 살림 산 목숨에 물 한 바가지

떠마시고 허기 달래도 젖몸살은 하더라는

.

그 강도 온 국민을 먹여 살리기 위한 온 가슴을

부끄럼 없이 몇수천 수십만 꼭지 내줄 때까지

아낌없이 내어주며 함께 했다는 것을

.

한땐 장마철 팅팅 불은 젖줄이 불어

그 힘으로 둑이 터지는 날 한없이

둔치에서 내 탓이네 하며 한탄할지라도

몰랐다고 억지 부리지 않았으며

.

더러는 당신의 가슴에 숨고자 뛰어드는

이에게도 어찌하지 못해 수없이 내 탓이니

안고 목놓아 같이 울 수밖에

그저 타이르고 타일렀던 냉가슴

.

또한

가슴과 가슴 사이에 간혹 벨트를 묶어 두는

아픔도 이 땅에 발전을 위해 숱하게 넘나드는

그 상처 바닥을 박박 긁어대도 홀연히 흘려보내며

.

내면의 치유를 거듭하면서 한 번도 신음하지 않은

유유히 흐르는 역사를 곧게 곧게 살아오고

한 번도 겹눈질 하지 않는 신념으로 알뜰히 지켜온

역사의 젖줄 한강

.

오늘날 성장의 성장을 거듭한 지금까지

젖몸살은 진행 중인 한강 위대한 어머니

당신 앞에 이 땅에 바로 성장치 못한

배신과 독선 죄스러움과 부끄러움으로

새삼 오늘 머리를 숙이지 못함을 아파합니다

.

[한강을 바라보며]ㅡ은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