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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것은 어쨌든 차갑다

by 은월 김혜숙

마지막 그 냉엄한 뒷모습은
줄기차게 질주하는 세월의
화살에 깊이 박히고 기억에
사라졌다가 가끔 온다

쏜살같이 따라가는 슬픔처럼
초단 초의 길이가 짧은 순간처럼
어느 날 언뜻 스쳐가다 멈춤
순간의 찰나
가끔 기억을 잊고 있던 일이 있다

누구지!
누구였던가!

그럴 때 찰나는 와주면 되는데
오지 않을 땐 그냥 지나친다
그러다가 묻기도 하고 묻다 붉혀진다


미안함에
그 미안함의 무게에 눌리면
자괴감에 흔들 하지만
그렇다고 쉬이 그것에 또
오해를 받기는 싫다

그 뒷모습은 지나치는 순간이니
지나간 것은 지나간 데로
더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뒷모습은 차갑고
어찌 하여튼 되돌리긴 어색하다
어차피 지나간 것이다


< 지나간 것은 어쨌든 차갑다 >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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