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입동

by 은월 김혜숙


서산에 해는 기울고

굴뚝엔 연기 피어오르고

갈 길은 아직 멀다


주춤주춤 서성이는

마음 포기 묶음은

손질할 곳이 많은데


내 몸을 딛고 가는 해 걸음은

서둘러 입동의 문을 열고

뉘엿뉘엿 넘어 든다



그는 벌써 내 앞에 와있다

진정 갈 길이 아직 먼데



[ 입동 ] -은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