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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니까

by 은월 김혜숙

달리는 차창 볼 살며시

만져주며 비켜 가는

네가 괜스레 좋다

고개 들어 하늘 향해

치켜든 먼 시선의 슬픔 같은

또르르 구르고 그 줄기 따라

하나씩 교대하며 내보내는

그 깊어가는 밀착

한 잎씩 뚝뚝 심장이 발치에

닿는 마른 잎 나보다 아래

가을비는 그래서 더 좋다

다가오는 날에 모두

쓸고 가고 헐벗는 날

철저히 비루해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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