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가시는 아담하고
소복하다
내 어린 날 기억만 하고 사는
내가 철없이 가시를 내포하고 있음이다
오메 내 새끼 어미 돈 번다고 애쓰니까 속창지 참 잘견디이ㅡ
할머니는 늘 하얗게 웃으며
짠하게 말했다
해남 땅끝마을 둑길
손 꼭 잡고 건너마을 마실 길엔 찔레꽃이 한참 피어
초여름의 향내가 그득하고
어린 마음 분리 불안으로
그리움이 어디까지 닿아 들어차도
할머니 뽀얀 모시적삼이 까실한 손목 스침이 찔레꽃 속 가시보다
좋았던 날
찔레꽃 여기저기 피면
어느 늙은 가수의 노랫가락이
서글퍼 하얗게 꽃잎 떨구고
어느 옛 가수의 노래는 꽃불 킨
남쪽나라 고향이 그립다는
타향살이 눈물짓는다 했는데
다정한 나의 할머님의
찔레꽃 그윽한 눈웃음과
하얗고 말간 음성이 더 그리운 것
오메오메 ㅡ내 새끼 오냐오냐
초여름 가는 곳마다 찔레꽃 그리움 손짓한다
[찔레꽃]ㅡ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