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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선산에서

by 은월 김혜숙



잘 계셨냐
안 부하며 발통기 당겨
어머니 젖가슴 매만지듯

텉털털 스르 넘어 다니는
회전 날개 깎기
온 산을 깨운다

봉긋히 올라선
머리카락은 키를
세워 놓은 잠자리 쉼터

중천에 걸린 햇볕은
바사삭 널부러진
아버지의 고생길
쓸어담아 펼쳐 보이듯

묵묵히 등덜미
내주는 온정 깔리고
희뿌연 잔등위에서
어린 녀석이 징징징
미끄러간다

서녘 햇살이 죄스럽게
스믈스믈 숨어가듯


[벌초]ㅡ은월


#은월1시집

#어쩌자고 꽃 ㅡ74p

#해설_공광규

#도서출판_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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