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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 영화 시사회 감상평

by 은월 김혜숙

(신명) 영화 시사회 6월 3일
잠실 롯데타워 몰 시네마에서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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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명」 감상문

영화 「신명」은 정치권력과 인간 욕망, 그리고 미신과 주술이라는 낯설지 않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를 참신하고 충격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작품 전반에 깔린 무겁고 섬뜩한 분위기, 그리고 인물들이 점차 광기로 휘말려 들어가는 과정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주술의식처럼 관객을 끌어당긴다. 특히 일본 주술이라는 설정은 단순한 문화적 요소를 넘어선, 시대적 트라우마와 인간 내면의 공포를 자극하는 장치로 기능하며 이야기에 묵직한 무게를 더한다.

주인공이 정치권력과 사리사욕, 그리고 점점 피폐해져 가는 내면의 욕망에 사로잡혀 주술로 살인을 저지는듯 그 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강한 불편함과 공포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 영화는 ‘살상’의 분위기를 소름 끼치게 그려내듯, 인간이 얼마나 쉽게 악에 잠식될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의 몰입도를 극대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배우김규리는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면서도, 복잡한 내면을 동시에 품고 있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소화해 낸다. 그녀의 눈빛과 소름 돋는 연기를 넘어, 실제로 그 감정을 겪고 있는 듯한 생생함을 전달한다. 김석일역배우의 실제적 유머의 숨구멍을 터트리는 캐릭터로, 이야기의 중심에서 관객에게 잠시 숨 쉴 틈을 제공한다. 그 유머는 진지한 분위기를 깨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비 효과를 통해 익히 알던 캐릭터라 그 가벼움에 헛 웃음이 났다
이 모두 윤석열과 김건희가 연상된다

그리고 배우안내상의 연기는 이 영화의 진정한 중심축이라 할 만하다. 차분하면서도 냉철한 시선,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깊은 감정의 층위는 그의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 안내상의 마지막 장면 중 피디 모두가 죽는 순간은
극 중 가장 감정적인 절정으로 다가온다. 그 장면은 단순한 죽음의 묘사를 넘어서, 인간이 지닌 도덕성과 정의감이 무너지는 절망의 순간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그 순간 터져 나온 눈물과 함께 주먹이 쥐어질 정도의 감정은 관객으로 하여금 이 영화가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담은 현실의 파편처럼 느껴지게 한다.

영화 「신명」은 픽션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현실적인 배경과 상황을 절묘하게 결합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정치권력의 부패, 사리사욕에 눈이 먼 인간들의 비극,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욕망의 민낯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반복되는 이야기이기에,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영화나 정치드라마로만 볼 수 없다. 오히려 이 작품은 우리가 직시하지 않고 외면해 온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만드는, 하나의 묵직한 거울과도 같다.

결국 「신명」은 단순한 이야기의 전개를 넘어서, 인간 본성과 사회 구조에 대한 깊은 성찰을 던지는 작품이다. 보는 내내 불편하고 때로는 숨이 막힐 정도로 진지하지만,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 이 영화는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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