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월마을의 봄밤

by 은월 김혜숙

나의 무료함이여

고요에 젖은 몸살이

한낮을 태워 남긴 숯빛으로

모호한 속을 밝힐 밤


전원의 밤은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서로를 밀어내지 못한 채

조용히 등을 기대고 있다


달빛은

서로를 더 잘 보려는 듯

물가에 내려앉아

흔들리는 얼굴을 어루만지고

올챙이 꼬리 짧아지는 밤


물속의 작은 숨들이

봄을 향해

제 몸을 놓아가듯

나 또한 이 밤에 기대어

다 타지 못한 하루를 풀고


이름 모를 사유 사유를 묶어

가만히 물 위에 띄운다



[ 은월마을의 봄밤 ]-은월



* 양평 세컨드하우스 농장 동네 이름 지은 집성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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