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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과 건강

by 신아르케

너무 아름다운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우리의 몸은 생리학적으로 항상성을 유지해야 하며, 그 중심에는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균형을 이루며 작용하는 체계가 있다. 자극은 반드시 반작용을 동반하며, 이는 단지 부정적인 스트레스(distress)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긍정적인 동기를 유발하는 유스트레스(eustress)조차 생리학적으로는 각성 상태를 유발하고, 그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결국 몸에 부담을 준다.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심박수가 증가하고, 혈압과 혈당이 상승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수면 장애, 위장 기능 저하, 만성 피로, 두통,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초래한다. 즉, 아무리 고귀하고 긍정적인 자극일지라도, 그것이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상태로 작용하면 결국 생리적 균형을 무너뜨린다.

우리는 때때로 아름다움에 매혹되며, 그것이 정신적 위안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친 아름다움, 지나친 감동, 지나친 열정은 우리 몸의 항상성을 교란시킬 수 있다. 아름다움은 감상할 대상이지, 지속적으로 몰입하거나 중독되어야 할 삶의 방식이 아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평범한 일상, 익숙한 사람들과 공간이야말로 우리의 심장을 안정시키고 마음을 평온하게 이끄는 요소들이다.

이를테면, 완벽한 외모를 지닌 인물과 항상 함께한다면 우리 몸은 끊임없이 긴장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 아름다움은 자극이기에, 지나치게 아름다우면 결국 주변에 긴장과 부담을 유발한다. 이는 개인의 취향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이다.

때로는 우울한 날, 아름다운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아름다움에 계속 머물 수 없다. 아름다움은 삶의 장식이지, 삶의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과도한 아름다움의 추구는 자극에 중독된 삶으로 이어지며, 결국 내면의 고요를 파괴한다.

나는 결국 평범함이야말로 가장 지속 가능한 미(美)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평범함은 자극의 최소화 속에서 드러나는 내면의 평화이자, 생리적 안정감이며, 실존적 균형이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 평온에 이를 수 있는 존재이다. 지나친 자극을 경계하고, 익숙한 일상 속에서 고요한 기쁨을 발견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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