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생을 살아오며 몇 번이고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경험을 통해 다시 확인하고, 마음에 새기게 되는 하나의 명제다. 성장은 고통과 어려움에 맞서는 과정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책에서 배운 이론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살아본 사람이 결국 인정하게 되는 인생의 법칙에 가깝다.
고통은 언제나 불편한 얼굴로 찾아온다. 마음이 먼저 무너지고, 몸이 뒤따라 지친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불만을 말하고, 원망을 토해 낸다. 왜 하필 나인가, 왜 지금인가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 반응은 인간으로서 너무도 정상적이다. 그러나 나는 그 순간, 감정의 흐름에만 나를 맡기지 않으려 애쓴다. 인생의 명제를 마음속에서 조용히 되뇌어 본다. 지금 이 고통이 나를 망가뜨리기 위해 온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스스로에게 열어 두기 위해서다.
인생에서 밀려오는 어려움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 성격도 다양하다. 정신적인 고통일 수도 있고, 육체적인 한계일 수도 있으며, 사람으로 인해 생기는 상처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고통의 종류가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나의 태도다. 어려움 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능동적인 마음으로 성실하게 마주하며, 차분한 마음으로 인내하고, 용기를 내어 버텨 내는 시간 속에서 인간은 서서히 변한다.
그 변화는 대개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흐른 뒤, 문득 뒤돌아볼 때 비로소 알아차리게 된다. 예전 같았으면 무너졌을 상황을 담담히 견뎌 낸 자신을 발견하고,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시야와 깊이를 갖게 되었음을 깨닫는다. 그때 우리는 알게 된다.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이 상처만이 아니라, 확실한 성장이라는 사실을.
더 깊은 성숙은 그 다음 단계에서 찾아온다. 고난이 나를 단련시켰음을 이해하게 될 때, 우리는 놀라운 지점에 이른다. 한때 나를 괴롭혔던 상황과 사람을 떠올리며, 분노 대신 감사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그것은 고통을 미화하는 태도가 아니라, 고통을 통과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성숙한 시선이다. 그 일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깨달음이, 마음을 조용히 바꾼다.
특히 인생에서 진정한 성장을 갈망하는 사람이라면, 고난과 어려움을 무조건 제거해야 할 장애물로만 여기지 말아야 한다. 물론 고통은 여전히 힘들고 피하고 싶다. 그러나 동시에, 고통은 나를 더 깊은 인간으로 빚어 갈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점점 고난을 신이 주는 선물처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있다. 열기 전에는 두렵고 무겁지만, 열고 나면 삶을 넓혀 주는 선물 말이다.
성장은 언제나 편안함의 바깥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인생은 더 이상 고통의 연속이 아니라, 성숙으로 향하는 여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