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우리는 어떤 브랜드가 되어야 할까

톤앤매너 수립부터 광고까지

by 로렌




서비스의 구조를 다지면서 '우리는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은가?’를 함께 고민해야 했다. 고객 페르소나, 브랜드 포지셔닝, 핵심 가치 같은 브랜드의 중심이 있어야 서비스 전반에 일관된 경험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감마켓의 주요 타깃은 3040, 특히 집에서 요리를 직접 해먹는 구매 의사결정자였다. 이들에게 단감마켓은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이 잠시 쉬어가고, 반응하고 재미도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커머스'로 자리 잡길 바랬다. 그래서 서비스의 톤앤매너부터 이벤트, 게임, 커뮤니티까지 모두 이 방향에 맞춰 기획해 나갔다. <Ep.2 보이지 않는 서비스 뒷단 설계하기> 참고



브랜드의 방향을 세웠다면, 다음은 '브랜드 이미지를 고객에게 어떻게 자연스럽게 노출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고객과 소통할 창구가 필요해서 인스타그램을 가장 먼저 개설했고, 커밍순 메시지와 함게 가벼운 콘텐츠를 올리며 서비스 오픈 전 기대감을 쌓아갔다.


이후 본격적으로 퍼포먼스 채널을 세팅했다. 대행사 계약부터 신규 계정 개설까지는 예상보다 많은 변수가 있었다. 권한 설정과 서류 작업만 며칠이 걸렸고, 메타 계정은 갑작스럽게 차단되어 풀어내느라 진땀을 뺐다. (담당자 셀카까지 요구하는 메타다..) 픽셀과 SDK, 트래킹 코드 삽입도 개발자와 함께 하나씩 확인해야 했는데, 겉보기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한 작업들이었다.



인스타그램 콘텐츠


초기 광고 전략은 심플했다. SNS는 브랜드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역할, 메타와 구글은 초기 트래픽 확보, 네이버 브랜드 검색은 고객의 신뢰를 보완하는 역할이었다. 오픈 초기부터 광고로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광고는 결국 머신러닝 기반이기에 고객 데이터가 쌓이고 알고리즘이 안정화돼야 비로소 성과가 난다. 그러나 이는 광고만의 문제가 아니다. 브랜딩, 서비스 구조, 고객 여정, 경험 설계까지 모두 맞물려야 광고가 의미 있게 작동한다.


그래서, "광고로 돈을 썼는데 왜 바로 성과가 안 나오나요?"라는 질문은, 씨를 뿌린 직후인데 왜 열매가 안열리냐고 묻는 것과 같다. 처음에 인지도와 유입 모수가 차곡차곡 쌓인 다음에야 전환이 붙고, 그 위에 다시 브랜딩과 서비스 경험이 더해지며 점차 브랜드가 성장해간다.


신사업에서는 이 낯설고 더딘 ‘초기 구간’을 견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처음엔 반응이 미비하고 과정도 더뎌 보이지만, 결국 이런 시기가 이후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단단한 토대가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앱스토어 스크린샷
앱스토어 평점


광고 세팅과 브랜딩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그 외에 챙겨야 할 일들은 계속 늘어났다. 앱스토어 심사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고, 보도자료를 검토하고, 런칭 이벤트를 준비하는 일도 있었다. (런칭 이벤트 자체는 다음 화에서 자세히 다뤄보려 한다.) 런칭일이 가까워질수록 관리해야 할 업체와 커뮤니케이션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혼자 진행하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점심을 먹으면서도, 이동 중에도 피드백을 주고받던 나날이었다.


그렇게 런칭 막바지의 혼돈기가 시작됐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피드백이 오갔고, 기약 없는 퇴근이 반복됐다. 그럼에도 이 사업의 '1인 마케터'라는 부담보다, 주어진 일을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앞섰다. 새로운 비즈니스에 빠르게 적응해 0을 1로 만들어내야 했다. 스터디하고, 가설과 실험을 반복하며 완성도를 조금씩 끌어올렸다.


이 시기를 돌아보면, 자는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순간이 온통 일 생각뿐이었다. 꿈에서도 일하는 장면이 나올 정도였으니, 내가 얼마나 깊이 몰입해 있었는지 지금도 선명하다. 씻으면서도 머릿속엔 오늘 해야 할 일에 대한 생각이 돌아다녔다.




무사히 런칭을 마친 후, 주변에서는 '이제는 자리가 잡힐테니 조금은 루틴해지지 않을까?' 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나는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런칭 이후에는 매일같이 예측하지 못한 변수들이 생겼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서비스가 굴러가게 만들어야 했다. 계획을 뒤엎고 다시 세우는 날이 반복됐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해결해야 하는 순간들도 많았다. 그 과정에서는 임기응변도 필요했다. 상황마다 다른 판단과 다른 우선순위가 요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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