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커머스 플랫폼으로
단감마켓은 한동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개 구조로 운영됐다. 서비스 안에서는 상품을 발견하고 둘러볼 수만 있었고, 구매는 외부 쇼핑몰에서 이루어지는 방식이었다. 듣기론 런칭 초기에는 이 구조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운영을 계속하다 보니 한계가 점점 드러났다. 고객이 결제를 하려는 순간 외부 사이트로 이동해야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많은 사용자가 이탈했다.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오기 어려운 구조
문제는 서비스 구조에 있었다. 고객이 서비스 안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얼마나 많은 상품을 둘러봤는지와는 별개로 실제 구매는 외부 플랫폼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니 매출이 안정적이기 어려웠다.
포인트도 마찬가지였다. 고객이 포인트를 모아도 서비스 안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했다. 커머스 서비스라면 결국 상품 탐색부터 장바구니, 결제까지의 흐름이 한 서비스 안에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이 점차 분명해졌다.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일
이 구조를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다는 건 단순히 기능 하나를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개발과 기획은 물론이고 재무와 운영까지 여러 조직이 함께 움직여야 했다. 신사업에서 구조를 바꾸는 결정은 언제나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해관계도 많고 그만큼 리스크도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무자들이 “결제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고객이 불편해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는 쉽게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데이터로 설득을 시작하다
그래서 마침 진행하고 있던 좌담회와 리서치를 통해 이 문제를 데이터로 확인하기로 했다. 내부의 의견이 아니라 실제 고객 경험이라는 근거가 필요했다. (▶ 6화 좌담회와 설문조사 참고)
리서치를 통해 고객의 의견과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자료들을 정리해 내부에 공유했다. 고객들이 실제로 어디에서 불편을 느끼는지, 외부 쇼핑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이탈이 발생하는지 같은 데이터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부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이후 합류한 과장님 역시 같은 판단을 내리며 이 방향에 힘을 실어주셨다. 그렇게 공감대가 쌓인 끝에 결국 단감마켓에 결제 시스템이 도입됐다.
마침내 결제가 붙다
드디어 단감마켓 안에서 고객이 직접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제야 비로소 서비스 안에서 매출이 만들어질 수 있는 구조가 갖춰진 셈이었다!
결제 구조가 도입되면서 단감마켓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달라졌다. 이전까지는 상품을 중개하는 플랫폼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서비스 안에서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한 단계 넘어가게 된 것이다.
물론, 결제 기능이 붙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이후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났다. 특히 도메인이 두 개로 분리되면서 데이터 추적과 광고 운영에서 꽤 복잡한 이슈들이 발생했다. 생각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고 실제로 꽤 오랜 시간 애를 먹었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보려고 한다)
그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
돌이켜보면 이 과정은 서비스가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환점에 가까웠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구조로도 버틸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자체 결제 시스템이 없다면 서비스의 성장과 매출 확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이다.
만약 처음부터 서비스 안에서 결제까지 이루어지는 구조였다면 상황은 조금 달랐을지도 모른다. 구매 데이터가 서비스 안에 쌓이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효율을 더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었을 테니까. 정작 핵심 데이터가 서비스 밖에 있는 상황에서 마케팅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이미 만들어진 구조를 나중에 뒤집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시스템을 다시 뜯어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도 계속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겪으며 서비스 구조를 처음 설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