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광고가 망가졌다

도메인이 두 개가 되면서 벌어진 일

by 로렌


결제가 붙으면서 단감마켓도 비로소 완전한 커머스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고 그동안 상상만 하던 것들이 하나씩 가능해졌다. 나는 데이터를 활용해 할 수 있는 마케팅들을 정리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떤 기능이 필요할지 하나씩 정리해 개발팀에 요청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신난 상태였다! 전보다 시도해 볼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새로운 기획도 계속 떠올랐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꽤 재미있는 시기였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바로 나타났다.


도메인이 두 개로 나뉘다

결제 모듈을 붙이면서 서비스 도메인이 두 개로 나뉘었고, 그 순간부터 유저 퍼널이 끊기기 시작했다. 고객에게는 결제 창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데이터 상으로는 사용자가 완전히 다른 사이트로 이동한 것처럼 기록됐다.


원래라면 한 도메인 안에서 상품을 보고 → 장바구니에 담고 → 결제하고 → 구매 완료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이 사람이 이런 여정으로 구매했군!”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어떤 채널을 통해 유입됐는지도 추적할 수 있다. 하지만 도메인이 분리되면 이 연결이 끊긴다. 일부 채널에서는 결제 완료상태가 제대로 잡히지 않거나, 잡히더라도 앞단 행동과 연결되지 않는 문제가 생겼다.


광고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구매 전환값이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광고가 엉뚱하게 학습하기 시작한다. 구매전환 최적화를 돌리고 있는데 정작 신호가 끊기니 광고는 ‘구매한 사람’에 대한 데이터 학습을 하지 못한다.


그러면 트래픽은 계속 늘어나는데 매출은 발생하지 않는다. ROAS는 실제보다 낮게 보이거나, 반대로 특정 채널만 과하게 좋아 보이기도 한다. 숫자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리타겟팅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라면 '구매한 사람', '장바구니에 담은 사람', '상품만 보고 나가버린 사람' 같이 행동 단계별로 세그먼트를 나눠 광고를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퍼널이 중간에서 끊기면서 데이터가 정확하게 쌓이지 않았다. 광고는 계속 같은 사람을 쫓아다니는데 정작 ‘누가 구매자인지’가 끝까지 연결되지 않으니 타겟과 메시지도 어긋나기 시작했다. 잘못된 서비스 구조 하나가 데이터 문제로 번지고, 데이터 문제가 광고 효율 문제로 번지기 시작했다.


해결 방법을 찾아보다

그래서 여러 가지 해결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광고 채널별로 도메인을 연결할 수 있는지, 리다이렉트 설정으로 같은 도메인처럼 인식하게 만들 수 있는지, 추적 스크립트나 설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하나씩 확인했다.


하지만 이 케이스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크로스 도메인 트래킹으로 해결될지도 모르겠고, 광고 플랫폼마다 대응 방식도 달랐다. 메타나 구글 같은 채널에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었지만 모든 채널이 같은 방식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카카오 광고는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광고 운영 방식을 바꾸다

전환 데이터가 제대로 쌓이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광고 성과를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실제로 광고 플랫폼 담당자에게 문의했을 때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만큼 흔한 케이스는 아니었던 셈이다.


결국 광고 운영 방식도 조금씩 다르게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구매 전환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채널들은 성과 중심으로 운영하고, 추적이 어려운 채널들은 트래픽 확보 목적의 광고로 역할을 나눴다. 같은 광고라도 채널에 따라 기대하는 역할을 다르게 설정한 것이다.


다행히 데이터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광고 운영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이렇게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을 이어갔다.


서비스 구조 하나가 마케팅 성과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이때 제대로 체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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