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대로 가기전, 그 사이 어딘가.

육군훈련소를 수료하다

by 태화

처음 훈련소에 들어섰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색한 '충성!' 구호를 외치며 몸을 낮추고 눈치를 살피던 나, 그리고 처음 입어 본 군복은 아직 몸에 맞지 않아 뻣뻣하고 낯설기만 했다. 그렇게 낯선 곳에서의 시간이 흘러, 이제는 수료라는 이름의 끝자락에 도달했다.

수류탄 훈련 때의 그 쩌렁쩌렁했던 폭음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작고 묵직한 쇠덩이를 던지던 손끝엔 두려움과 긴장이 동시에 맺혀 있었고, ‘실전’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현실처럼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사격장에 나란히 앉아 방아쇠를 당기던 날도 떠오른다. 총구 너머로 보이던 과녁보다, 귓가를 울리는 총성과 심장의 고동이 더 생생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단연 각개전투와 행군이었다. 흙먼지를 뒤집어쓰며 포복하던 순간, ‘이걸 왜 하지?’ 싶었지만, 옆에 함께 뒹굴던 전우들의 얼굴을 보며 조금씩 마음을 다잡았다. 야간 행군 때는 모든 근육이 비명을 질렀지만, 끝내 도착지에 발을 디뎠을 때의 그 묘한 뿌듯함과 해방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주말마다 찾았던 종교활동은 내게 작은 안식처였다. 찬송가 대신 졸음을 부르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마저도 마음을 쉴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소중했다. 외부인의 따뜻한 눈빛, 초코파이 하나에 웃음이 터졌고, 집 떠난 청춘들이 잠시나마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제는 훈련소를 떠나 자대로 향한다. 새로운 시작 앞에서 또다시 긴장된다. 그래도 훈련소에서의 시간을 견뎌냈다는 사실이, 앞으로의 군 생활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작은 자신감을 준다.


조금은 덜 어색해진 군복을 여미며, 나 자신에게 말해본다.

"잘 해냈고, 앞으로도 잘 해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