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이비자를 다녀온지 3개월, 그새 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비자 파티에서 녹음한 셋들을 들어보고 자주 들었던 음악들을 스포티파이에서 찾아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무한 반복을 해본다.
유독 여행 그 후의 여파가 큰 이비자였다. 내가 여태 해보지 않았던 여행이라 그런걸까. 이비자를 다녀온 뒤 두달동안은 아무 파티에도 가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국내 클럽의 사운드나 바이브에 실망하고 이비자와 비교하게 될까봐 그랬나보다.
나에게 테크하우스라는 매력적인 장르를 알려주고, 이비자까지 이르도록 해준 국내 파티 브랜드가 있다. FRISK는 내게 디제잉을 알려준 Davico가 이끄는 파티 브랜드이다. 처음엔 나의 선생님 파티니까 한번 가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갔다. 하지만 이 파티에는 음악을 진정으로 즐기고, 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렇게 매번 프리스크 파티에서는 해가 뜰 때까지 놀았다. Davico는 늘 나에게 이비자나 해외에서 느낄 수 있는 파티 씬을 국내에서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처음엔 그냥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프리스크 멤버들은 이비자만 6번을 다녀왔다고한다. 갈 때마다 보고 느낀 것들을 국내에서 프리스크 파티를 할때 조금씩 적용하고 그 느낌을 녹여보려 한단다.
이비자를 다녀오고 2개월 후, 프리스크가 기존에 있는 클럽의 서브스테이지를 도맡아 파티를 연다. 사운드나 규모는 이비자 클럽 대비 많이 아쉽겠지만 그래도 프리스크 파티이니 가본다. 이비자를 다녀오니 내가 이비자 클럽에서 느꼈던 작은 디테일들이 프리스크 파티에서도 보인다. DJ 라인업은 공개되지만 타임라인은 공개되지 않는다. 현장에 도착하면 벽에 붙은 종이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상은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오로지 프리스크 파티 자체를 보고와서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그렇게 입장해서 타임테이블을 확인하고 음악을 즐겨본다. 이들은 조명 컨트롤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 그냥 미러볼이 돌아가고 똑같은 조명을 쓰는 공간을 가보면 조명 컨트롤 유무의 차이가 명확하게 느껴진다. 음악에 맞춰 움직이고 바뀌는 조명은 음악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도운다.
한참 몰입해 춤추다보니 아는 얼굴들을 만난다. 프리스크 파티에서 여러번 본 친구들이다. 이비자에서도 가는 파티마다 마주치는 이탈리아 친구들이 있었다. 이름도 모르지만 그냥 어제 봤는데 오늘 또 보니 반가워 어린애들처럼 방방 뛰었던 기억이 스쳐지나간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너와 난 음악 취향이 같고 이런 바이브를 찾아 오는구나’라는 동질감이 생긴다. 괜히 마음이 더 편안해진다.
그렇게 또 해가 떴다. 이렇게나마 한국에서 이비자 여행을 추억해본다. 다녀와보니 더 확고해졌다. 나는 내 음악을 만들고 싶다. 내가 만든 음악을 듣고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겼으면, 삶에 재미를 더했으면 하고, 훌륭한 DJ들이 각자의 스타일대로 내 음악을 틀어주면 좋겠다.
언제 첫 곡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아직은 갈피를 못잡아 트랙을 만들었다 지웠다를 반복하지만 첫 곡이 나올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이비자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서 지하철을 탄다.
[요마카세] 금요일 :오늘밤 나가 놀고 싶어지는걸?
작가 : DJ Jinnychoo
소개 : 음악 없이 살 수 없어 직접 틀고 만드는 디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