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한국이 겨울로 접어들 즈음, 호치민에서 아침마다 출근하려고 집 앞을 나설 때면 바닥을 뒤덮은 진분홍색 꽃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마치 카펫을 깔아 놓은 듯 화려했고, 나는 그 꽃길을 걷는다며 엄마에게 사진을 보내곤 했다.
시간이 지나 꽃잎이 모두 떨어지고 나니, 그 자리에 작은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다. 가까이에서 보니 꽃 색과 닮은 진한 분홍빛의 예쁜 열매가 자라 있었고, 호기심을 참지 못해 몇 알을 따서 살펴봤다. 그런데 생김새가 마치 코주부 안경에 붙어 있는 코처럼 보여서 혼자 한참 동안 웃었던 기억이 난다.
맛은 다른 열대 과일들에 비하면 꽤 수수하다. 씹으면 과즙이 톡 하고 터지면서, 향이 강하지 않은 수분 많은 사과를 먹는 느낌이 난다. 그래서 자바 애플, 워터 애플, 왁스 애플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두리안처럼 열량이 높고 강렬한 맛을 가진 다른 과일 들과는 달리, 자바 애플은 수분 함량이 높고 칼로리는 낮아서 목이 마를 때 먹으면 정말 시원하고 좋다.
베트남에서는 보통 먼(Mận) 이라고 부르며, 양념이 된 소금에 찍어 먹거나 샐러드에 넣어 즐겨 먹는다.
그 시원하고 산뜻한 맛과, 아침마다 밟고 지나던 분홍빛 꽃길의 풍경이 지금도 문득 떠오르곤 한다.
[요마카세] 토요일 : 색도 맛도 화려한 열대과일들
작가 : 열대과일러버
소개 : 열대과일 직접 맛보고 즐기고 그립니다 (But 여름h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