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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름 Nov 25. 2024

[월요일] 시간을 내편으로 만드는 법

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바쁘다는 말은 게으르다. 누구나 바쁘기 때문이다. 최대한 쓰지 않으려 하는데 이번주엔 ‘진짜 바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게으르다고 한 말 취소다. 벌린 일이 너무 많다. 출근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 요가 수업도 해야 하고, 글도 써야 하고, 친구들 글도 봐줘야 하고, 강의도 들어야 하고, 숙제도 해야 하고, 기말고사도 준비해야 한다. 우웩. 우왕좌왕할 시간이 없다. 모두 매듭지어야 한다.


 급할수록? 똥줄 탄다. 마음은 급해지고 집중이 흐트러진다. 다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왜 진작하지 않았을까 과거에 내가 밉다. 훗. 이럴 때를 대비해 요가를 수련했지. 잠시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한다. 차근차근 하나씩 하면 되는 거 알고 있잖아. 내가 나에게 말한다. 그제야 창밖 노랑 은행나무 잎이 바람에 인사하는 게 보인다. 시간에 쫓기나 쫓기지 않나 하루에 할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하나씩 해본다. 일단 시작했으니 할 수 있다.


 시간을 붙잡을 수도 없고,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한다. 지금은 글을 써야 한다. 오늘까지 들어야 하는 강의도 제출해야 하는 과제도 미룰 수 없는 저녁 약속도 접어 둔다. 지금을 살 수 있을 때 끌려 다니지 않을 수 있다. 되고 싶은 나를 갈망하며 미래만 기다릴 때 현실은 지옥이다. 바뀌지 않을 과거에 스스로를 가두면 그 또한 지옥이다. 지옥은 장소가 아니라 상황이니까.


 잘 보낸 하루가 쌓이면 일주일이 뿌듯하다. 알찬 일주일은 잘 지낸 한 달이 되고 어느새 일 년이 된다. ‘언제 하루를 잘 보냈나’ 곱씹어본다. 아무리 바빠도 나를 위한 시간이 있을 때다. 새벽에 운동 가고 출근길에 공부하고 자기 전에 책 한 장이라도 읽는다. 정말 힘들고 지친 하루는 나를 위한 시간이 없는 날이다. 내가 나일 수 있는 시간은 다른 시간을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내 하루의 주인은 나여야만 한다.


 나를 위한 오늘을 살기. 시간을 내편으로 만드는 법이구나.

사진 : 예슬 작가




[요마카세] 월요일 : 그냥 살 순 없잖아?

작가 : 흐름

소개 : 이해할 수 없는 인생과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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