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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재원이 본 캄보디아 착취와 살인

캄보디아 태자 그룹 (Princess Group) 조심!

by 이상

비슷한 이야기가 영화에도 나온다.


범죄도시 몇 탄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손석구 씨가 악역으로 나와서 동남아에 (필리핀으로 기억하는데) 놀러 온 사채업자 아들을 죽이고 돈을 요구하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가장 최근작으로 기억하는데 해외에 서버를 설치하고 온라인 도박장을 만들어 영업하고, 그곳으로 끌려 들어온 젊은 친구들이 착취 당하고 도망가려다 죽는 장면도 나온다.


이것이 상상의 허구가 아님을 많이들 알고 있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범죄단지에 사람들이 잡혀가고 착취당하고 죽지 않아서 본격적인 사회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이제는 지상파를 비롯한 모든 뉴스에서 잡혀가서 착취 당하는 과정, 대통령의 지시와 정부 당국자들의 대응,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및 동남아 다른 국가들의 문제라는 점 등 다양한 내용들이 다뤄지고 있다.


이 사건은 우리의 일상과도 가까이에 있다. 보이스 피싱 (Voice Fishing)과 로맨스 스캠 (Romance Scam) 등의 사기 행각을 국외에 서버를 두고 전화 및 메신저를 통해 벌이는 것이다. 방송에서도 심심치 않게 로맨스 사기를 당했다는 뉴스 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교묘한 사기 사연 (이 핑계 저 핑계 대다가 결국 돈 보내 달라는 - 안 보내면 된다) 등에서도 접할 수 있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이상한 통화를 하고 계신 것 같아 무슨 전화인가 물어보고 휴대폰 화면을 보니, 원격 조종을 하며 자료를 검색하고 빼내고 이상한 짓을 하는 걸 보고 직접 통화를 해봤다. 카드사라면서 결재가 잘못되었다고 하며 시간을 끌며 원격제어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즉각 신고하고 휴대폰을 초기화한 후 불안해서 휴대폰을 아예 바꿔드렸다.


한국 내에서 그런 짓을 하다 추적 당하고 걸릴 가능성도 높고, 수사망이 좁혀 왔을 때 CCTV 감시 뿐만 아니라 출국 금지 등 도망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전엔 한국에서 뇌물 받다가 징계 받고 쫓겨난 경찰이 해외에 가서 범죄 단체를 만들어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마약상이나 범죄자들이 그런 활동을 했었다면, 이제는 87년생 천즈라는 중국인이 현지 총리 등의 비호 아래 범죄 단지를 조성해 그런 일을 벌였다.


카지노부터 보이스 피싱, 로맨스 스캠 등등 온갖 사기와 범죄로 수십조 원의 돈을 챙기고, 그 범죄 산업이 캄보디아 GDP의 10%를 넘어선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끌어 들이고 착취했을지 감이 온다.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매출이 수십조 인 개별 기업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렇게 엄청난 돈을 권력자들에게 가져다 바쳤으니, 코로나 이후 앙골와트로 대표되는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을 캄보디아라는 후진국에 국가 경제로나 자신들이 해 먹는 것으로나 얼마나 큰 이익이 되었을지 알 것 같다. 버닝썬 사태로 감옥에 갔다 온 범죄자 승리가 캄보디아에서 태자 그룹이 운영하는 곳에서 발언하는 장면을 뉴스에서 보았는데, 부패 경찰과 마약 및 성범죄의 클럽의 유착처럼, 공권력이 뒤를 봐주지 않으면 그런 착취, 살인, 사기 등 대형 범죄는 쉽지 않다.


승리, 돈, 마약, 착취, 사기, 범죄가 연결된 그림이 보인다. 자본주의에서 돈은 편리한 교환의 수단이자 가치 측정의 도구 그리고 부의 저장수단으로 기본이 되지만, 돈만 보는 천민자본주의와 약탈 자본주의에 들어가면 이렇게 돈이라면 뭐든 하는 일이 발생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의 문제를 우리나라 배와 국민들이 나포되어 문제가 된 사건들에서 볼 수 있었는데, 여기서도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이 범죄가 돈이 되니 투자를 했다고 하니 정말 가관이다.


계속 범죄도시라는 영화가 생각나는데, 중국인 불법사채, 도박, 조직폭력 등 범죄자인 장첸이 했던 대사가 떠온다.


“이제부터 돈 되는 건 다하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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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想. 자유로운 삶은 행복합니다. 어릴 적 전 세계를 탐험하는 역사학자를 꿈꾸다, 지금은 일을 하며 여러 나라에 가보고 살았습니다. 구독과 응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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