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0월 10일이 되었네요.
쉬면 정말 시간이 금방 간다고,
긴 연휴의 시작이 어제 같은데, 벌써 연휴가 끝나고 세상이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변해서,
명절 연휴가 가족들이 모여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만 해서 서울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했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모이는 마트 같은 곳에 가 보면 지금이 명절이 맞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지요.
다만, 돌아다니는 차들을 보면,
그래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하루에 백만 대 이상의 빠져 나갔다는 걸 실감하기도 합니다.
오늘까지 쉬는 곳들이 제법 있다고 해도 일하는 날이라 그런지 돌아다니는 차들이 제법 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지요. 물론, 긴 연휴를 여행과 온전한 휴식으로 즐기려는 사람들이 더 빨리 서울로 돌아온 이유도 있을 테지만요.
하루의 working day가 있었지만,
다행히 내일은 토요일이라 이틀의 쉼이 있습니다.
비 오는 금요일 저녁 오랜만에 문을 연 도서관에 오니 마음이 편안합니다.
연휴의 중간이고 비까지 오니 평소 금요일보다 사람들도 적어서 더 여유 있네요.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9월도 정신 없이 하루하루를 살았던 것 같습니다.
다 끝난 줄 알았던 일이, 꼬리가 길어지면서 계속 신경 쓰이게 하고 처리하고 마무리 하는 과정을 거치며 힘들기도 했지요.
그러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하며 새로운 세상과 업무 관행을 알게 된 것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솔직히 다시 하고 싶지 않지만, 누구나 힘든 일이기 때문에 이 일을 잘 하지 않으려 하고 본인 입장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있을 것인데, 그런 것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어 미리미리 일에 그 경험을 녹이고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결해서 마무리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지요.
힘든 경험은 당시엔 괴롭지만 이렇듯 사람을 성장하게 하거나 하나의 능력을 더 선사해 줍니다. 그래서 일을 잘 이해하고 차고 나가는 일머리도 중요하다고 하지만, 요즘은 “존버”라고 표현하는 말에 담긴, 버티며 이겨내고 해내면 다음에 그 일이 나에게 온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다만, 한 가지 배운 것이 있다면 돈 없는 사람이나 회사가 시키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실제 사례를 통해 배웁니다. 그러면서 갑질을 하고 적은 돈도 늦게 주려고 난리를 치며 다른 사람들과는 그런 일로 소송 등 분쟁에 빠져 있는 사람이나 조직이라면 같이 일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고생만 죽어라 하고 자칫 돈을 받지 못하거나 원래 받기로 한 돈보다 적게 받거나 늦게 받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먹고 살만 하면 일과 사람은 가려서 받으라는 말이 있나 봅니다.
또 다른 기회도 다시 찾아주셔서 참 고맙긴 했는데, 이전에 한번 해봤다는 것만 믿고 쉽게 보고 덤볐다가, 변화된 상황과 사람들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이전에 잘 몰라서 6시간에 끝낼 일을 8시간에 끝내서, 이번엔 5시간에 끝내자고 여유 있게 갔는데,
담당자가 바뀌어 있었고, 일을 해야 하는 환경도 일견 더 나아진 것처럼 보였지만, 직접 일을 해보니 더 좋지 않아서 다시 해야 하는 경우까지 있었지요.
참, 이전에도 같은 회사 분들과 일을 했었는데 당시 담당자 분이 경험도 있으시고 잘 챙겨주시고 좋았는데, 이번 담당자 분은 말씀은 잘 하시는데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이래서 같은 회사와 일을 하더라도 담당자에 따라 복불복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구요.
그 와중에 9월에 처리한 일이 자신들의 회사 내부 절차 때문에 11월 말에야 입금이 될 거라고 하면서 괜찮으시지요?
하길래 당신 같으면 괜찮겠냐
당신이 일하고 돈 받는 입장이면 그렇게 하겠냐
고 하려다 오랜 사회 생활의 노하우를 갖고 그 윗사람과 직접 이야기를 했지요.
지난 번엔 했을 땐 그렇지 않았는데 이번엔 왜 이렇느냐.
사실 지난 번에도 했을 때, 다른 곳에서 같은 일을 할 때보다 늦게 지급이 이루어졌는데 처음이라 이해했던 것이었다.
그리 정중히 말씀 드리니, 그 담당자가 아직 회사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 잘 몰라서 그랬다고 한발 빼시더군요.
그 담당이 설마 본인 혼자서 그렇게 했겠느냐, 윗사람인 당신과 이야기 했는데 그렇게 아래에서 뭉개려고 한 걸 내가 따지고, 내가 가진 영향력과 위치가 있으니 태세가 변하신 것 아니냐
고 해주려다,
그리하면 반감만 생기고 원래 목적한 바는 제때에 지급 받는 것이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잘 처리해 주시길 바라고 언제 들어오는지 확실히 수일 내로 알려달라고 쐐기를 박았지요.
결국 10월 중 이른 날짜에 받기로 확인을 받았으니, 이제 또 자기가 받는 것 아니라고 신경 안 쓰고 늦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다시 한번 확인하고 필요하면 독촉과 쪼으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구요. 참 피곤한 사회 생활입니다. 그냥 하는 만큼 돈 제 때에 주면 모두가 해피할 텐데 말이지요.
이렇듯 힘들고 어렵고, 때로 이상한 일이나 사람을 만난다고 내려 놓아 버리면 마냥 그 자리겠지요. 누가 찾아주지도 않을 것이구요. 그렇게 시도하고 노력하고 결과를 만들어 나가고 하다 보니 좋은 기회가 찾아 옵니다.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생기구요.
세상은 살기 힘들고 부조리한 것이 많이 보이고, 또 무성의나 게으름 혹은 부족한 배려들이 있다고 해도 자신이 성실히 하고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한 번씩 실감하곤 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우연한 기회에 찾아오고, 이번엔 내가 해야 할 일을 잘 도와주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일이 되도록 만들어 줍니다. 그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나눌 것이 있다면 함께 나누며 같이 살아나가야겠지요.
희로애락이라는 말처럼 인생은 늘 기쁘기만 하지도, 슬프고 화나기만 하지도 않습니다. 늘 행복하기만 바라는 것도, 늘 자신의 인생이 힘들다고만 생각하는 것도 삶을 대하는 좋은 태도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힘들어도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이 있어,
노력하다 보면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며,
그땐 그랬지
하며 과거를 추억으로 회상할 수도 있습니다.
마주하지 못하고 회피하다 보면 그냥 진저리 나는 경험이 되어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구요.
그리고 소설 운수 좋은 날처럼, 좋은 일만 있는 것 같다가도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인생이지요. 새옹지마처럼 인생은 모르는 것입니다.
그저 좋으면 좋은 대로 즐기고, 힘든 일이 있으면 잘 이겨내거나 때로 한 템포 쉬어가고 다시 부딪혀 나아가 보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무더운 여름. 푹 쉬지도 못하고 일하고 밤엔 열대야에 시달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밤엔 창문을 열고 자면 다음 날 콧물이 나서 훌쩍일 정도로 밤 날씨가 찹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을 잘 버티고 이겨내면 이제 바닥을 쳤다고 말할 수 있고,
이 가을처럼 선선한 날씨에 무언가 해볼 수 있는 시절을 맞아 좋은 날들을 보낼 수 있는 것이지요. 힘든 시절을 잘 보냈으니 이 아름다운 시월의 어느 날에 행복의 결실이 맺어지고 나의 올해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말하며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잘 마무리 했으면 합니다.
연휴 중 비 오는 금요일 저녁이면 파전에 막걸리를 마시길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술 생각이 나지 않군요. 정신 차리고 할 일 잘해서 멋진 시월과 남은 한 해를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겠지요. 세상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고, 그렇게 성실하게 꾸준히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사람의 긍정을 사람들은 응원해 주고 함께 할 것이니까요.
그저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지금 잠시 멈춰서서 아무 생각 없이, 내리는 빗소리 들을 수 있어 행복할 따름입니다.
좋은 연휴 보내셨길 바라고, 아름다운 시월 되셨으면 합니다.
제 글 읽어주셔서 늘 감사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