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토너먼트
잉글랜드 vs 세네갈 3-0
레반도프스키의 꿈은 여기까지였다.
전반엔 프랑스의 공격과 폴란드의 공간을 내주지 않는 촘촘한 수비가 주로 보였다. 폴란드 슈체스니 골키퍼의 선방과 수비진의 조직력이 잘 보였다.
음바페의 가공할 속도를 대비해서 스피드가 있는 윙어 출신 수비수를 배치했고, 일대일로는 불안했는지 이중 삼중 협력 수비가 가능하도록 수비진을 구성했다.
전담 수비도 나름대로 잘 막은 편이었지만, 알고도 못 막는 미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면 협력 수비로 막았다. 협력 수비가 없었다면 여지없이 뚫렸을 거다.
그걸 다 뚫고 회심의 한방을 날렸으나 top class 골키퍼 슈체스니의 선방에 막혔다. 이대로 동점으로 전반이 끝나면 왠지 프랑스가 조급해질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러다 전반 37분경,
조별 예선 사우디 전에서 골을 터트렸던 폴란드 지엘렌스키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아 슛을 때렸다. 하지만, 이 슛이 프랑스 요리스 골키퍼의 정면으로 날아갔고 선방맨 요리스는 이를 잘 막아냈다.
튕겨 나온 볼을 재차 폴란드 선수들이 슛을 했지만 프랑스 수비진이 육탄방어로 위기를 벗어났다. 프랑스 수비진의 집중력을 볼 수 있었다.
위기를 넘긴 프랑스.
전반 43분 촘촘한 폴란드의 두줄 수비의 빈틈을 뚫은 흔치 않은 기회. 지루가 선제골을 기록했다.
골을 먹고 맞이한 후반전
폴란드는 기를 펴지 못했다. 위협적인 장면을 잘 만들어내지 못하고 레반도프스키는 카메라에 잘 잡히지도 않았다. 수비하면서 뒤쪽에서 패스하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경기가 잘 안 풀리고 있다는 증명.
그리고,
후반 28분 음바페 형의 골 (2-0)
(잘하면 형으로 보임)
속공 상황에서 공격, 수비 3:3 일 때 음바페에게 공이 넘어왔다. 그런데, 왠지 날렵한 움직임과 뭔가 하려는 모습이 안 나온다고 생각한 순간,
그 대단한 슈체스니 골키퍼도 손을 쭉 뻗었지만 닿지 않을 정도의 강력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프랑스 데샹 감독은 이제는 노장 지루와, 뎀벨레를 불러들였다. 경기가 거의 정리되었다고 판단하고 체력 저하와 부상 방지 그리고 다음 경기를 위함으로 보였다.
만약을 위해서인지 젊은 음바페는 교체하지 않았다.
후반 45분
음바페는 한골 더 넣으며, 이번 월드컵의 주인공은 나야 나라고 말하는 듯했다. 월드컵 우승, MVP (Golden Ball) 그리고 발롱도르까지 차지할 기세를 보여줬다.
마의 사각지대 쪽으로 강력하고 정확하게 때려서, 저 대단한 폴란드의 슈체스니 골키퍼도 겨우 손으로 스칠 정도의 대단한 골이었다.
그리고, 여유를 찾았는지 특유의 팔짱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씨익.
앞으로 10년 이상 보게 될 것 같다. 집중 견제를 당해서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최강의 공격수 브라질 호나우도가 그렇게 갔다. 조심)
폴란드 입장에선 0패를 모면할 기회를 주기라도 하듯,
후반 종료 직전 PK를 얻어서 레반도프스키가 찼다.
사실 3-0 상태고, 폴란드는 거의 게임을 포기한 상태라 긴장감은 크게 없었다.
첫 번째 시도는 프랑스 요리스 골키퍼에게 막혔다.
그런데 레반이 요리스의 타이밍을 뺏기 위한 주춤주춤 자세를 한 것에, 요리스가 속아 볼을 차기 전에 골라인 밖으로 나와서 다시 찼다. 프랑스 다른 선수들도 공을 차기 전 라인 안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두 번째 시도는 골.
분위기는 거의 못 차게 하면 뿔낼 것 같으니, 한번 차라 어차피 대세에 지장은 없으니. 넣을 때까지 한번 차봐라. 골 체면치레는 했네 고생했다 느낌이었다.
그렇게 경기는 끝났다. (3-1)
경기가 끝나고 레반도프스키가 음바페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이 나왔는데, 나에게는 왠지,
‘히야 너 잘하더라. 난 월드컵 통틀어서 두골 넣었는데, 넌 오늘만 두골, 이번 대회 지금까지 5골 넣었냐. 근데 넌 이제 23살? 완전 부럽다.‘
가 아닐까 했다.
'근데, 레반 형. 나 오늘 1 도움도 같이 했는데, 거기까진 얘기 안 할게. ㅎㅎ PK 골 축하.‘
세계 최고 공격수의 자리도 이미 음바페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노르웨이의 홀란도 결국 레반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괴물답게 멋진 모습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그 와중에, 98 월드컵 우승 멤버인 트레제게와 유리 조르카에프가 경기를 보는 장면이 잡혔다.
앙리와 트레제게.
음바페가 이 대단한 두 명이 월드컵에서 기록한 골의 합 이상을 넘어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잉글랜드는 잉글랜드 했다.
2021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 우승 팀 세네갈은 여기까지였다.
A조에서 에콰도르를 누르고 16강 본선에 진출했지만 잉글랜드의 높은 벽을 넘을 수 없었다.
프랑스가 음바페와 지루를 중심으로, 그리즈만, 뎀벨레의 강력한 공격을 보여준 것 같이,
잉글랜드도 해리 케인을 중심으로,
사카, 포덴, 벨링햄, 핸더슨의 못지않은 공격진을 보여주었다.
거기다 래쉬포드와 스털링까지 있다니. 잉글랜드가 지난 대회 4강 탈락도 아쉽다. 이번엔 우승이다 하는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다음 상대가 전 대회 우승팀 프랑스이고, 거기엔 위에서 말한 잉글랜드의 공격수보다 더 잘하는 음바페가 있다.
아마 음바페의 세리머니를 보며 허탈해하는 케인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잉글랜드는 세네갈을 상대로 처음엔 다소 답답한 경기를 했지만, 공격 라인이 살아나며 결과적으로 크게 이겼다.
첫 골의 주인공은 리버풀 미드필더의 중심 헨더슨.
(무려 2020 잉글랜드 올해의 선수)
전반 38분
벨링엄의 크로스를 헨더슨이 골로 마무리하며, 우리의 공격력이 이런데 전반을 그냥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전반 추가 시간.
이번엔 케인이 포든의 공을 받아 한골 더 추가했다.
어시스트를 잘 밀어주는 이타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데 역시 본업은 스트라이커. 킬러 본능이 보였다. (2-0)
세네갈은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감이 살아나지 않았고, 분위기 반전을 위해 대거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하지만,
후반 12분.
포든의 크로스를 사카가 마무리하며 세네갈은 무너졌다. (3-0)
프랑스도 돌파와 중거리 슛 그리고 역습 등 공격 옵션이 많은데,
잉글랜드도 앞서 말한 공격진에 해당하는 공격수와 미드필더가 고르게 득점 및 어시스트를 하며, 케인 혼자만의 팀이 아님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회 최고 수준의 공격진을 갖춘 두 팀이 만난다.
8강은 프랑스와 잉글랜드 간 축구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 박메쉬님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