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서사의 화룡정점
프랑스 2 연속 월드컵 재패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음바페가 결승전 해트트릭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만들었지만 승부차기에서 무릎 꿇고 말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은 아르헨티나, 메시의 품으로 돌아갔다.
1986년 이후 36년 만의 우승이라니. 통산 3회 우승
최종 결과는,
아르헨티나 vs 프랑스 3-3 (승부차기 4-2)
월드컵 우승 빼곤 다 해본 메시가 last dance에서 서사의 정점을 찍었다.
발롱도르 7회, 유로 챔피언스 리그 4회 우승을 비롯해, 해보지 않은 게 없는 축구의 신 (메시아)로 불렸다.
(참고로 메시 연봉은 1700억원 정도라고 한다. 내 통장에 1700만원은 있나 ㅎ 1년만 내 연봉하고 메시 연봉하고 바꿨으면 좋겠다.)
2014 월드컵에서 준우승 당시 MVP (golden ball)의 주인공이었지만,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
결승에서 독일에 패배한 후라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드디어 37세의 나이에, 월드컵 우승과 MVP를 동시에 이루며 활짝 웃었다.
득점왕은 프랑스 음바페에게 양보했지만, (8골) 그것은 우승을 이룬 메시에게 (7골) 중요하지 않았다.
반대로, 득점왕 (golden boots) 수상자인 음바페는, 2014년의 메시와 같이 표정이 밝지 못했다. 젊은 최고의 선수에게 시련은 더 큰 목표를 향한 소중한 경험이 되리라. 메시가 그랬던 것처럼.
경기는 스코어가 말해주듯이 혈전이자 난타전이었다. 최고의 팀이 격돌한 월드컵 결승전 다운 경기였다.
선제골은 아르헨티나가 먼저 터트렸다.
전반 23분
아르헨티나 디 마리아를 막던 프랑스의 뎀벨레가 파울을 범했고, PK를 메시가 골로 마무리했다.
(1-0)
음바페가 아르헨티나 수비진 뿐만 아니라 미드필드 진으로부터도 집중 견제를 받아, 카메라에 잘 잡히지 않을 정도로 프랑스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다.
반면, 자신의 우상 메시의 월드컵 우승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의지까지 보인 아르헨티나의 젊은 선수들은 뛰고 또 뛰어, 중원을 장악했다.
young player 상을 받은 2001년생 엔소 페르난데스를 비롯해, 데 파울과 몰리나 등이 정말 저 정도로 뛰어도 될까 싶을 정도로 형들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지난 대회 영 플레이어 상은 음바페)
메시 의존도가 낮아 보이며, 메시가 중심이 되지만 공격 루트도 다양해지고, 메시 혼자만의 팀이 아니라는 것이 확연히 느껴질 정도였다.
전반 36분
첫 골 PK를 이끌어낸 디 마리아가 필드골로 멋지게 아르헨티나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2-0)
메시의 발에서 시작된 역습 형태로 전개하며 마치 게임처럼 연결 연결하여 넣은 골이 정말 멋있었다. 디 마리아의 빈 공간으로 던져 놓는 맥 엘리스터의 마지막 도움이 기가 막혔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데샹 감독은 전반 41분 프랑스 공격의 핵인 지루와 뎀벨레를 빼고, 튀랑과 무아니를 투입해서 변화를 꾀해서 한 골이라도 넣고 전반전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그대로 전반전은 종료되었다.
후반전에서도 프랑스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다.
특히 미드필드 진이, 격전을 치르고 올라온 결승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미친 듯이 뛰는 아르헨티나에게 맥을 못 추고 있었다. 4강 전 후 아르헨티나가 하루 더 휴식을 가진 것도 체력 회복에 유리한 점이었다.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골을 기록한 바 있는 추아메니 등이 잘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수 아래 팀들과의 대결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잘 드러나지 못했던 것 뿐이었다.
최강팀 간 결승전이라는 우승컵을 눈앞에 둔 최고의 무대에서 양보 없는 결전을 벌이니 약점이 드러났다. 칸테나 폴 포그바, 더 멀리는 98년 월드컵 우승 당시 비에이라가 생각났다.
다음 월드컵 우승을 노린다면 현재의 선수들이 더 성장하고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공격진의 역량은 세계 최고인데 비해, 미들진은 중량감이 부족했다.
전진 패스가 잘 안 되고, 앞서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의지의 메시가 수비 가담까지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보고 이대로 경기가 끝나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프랑스에는 역시 음바페가 있지 않은가.
프랑스는 후반 26분 그리즈만까지 빼고 코망을 투입하며 더 공격적으로 변화를 줬다.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에 패하면서 배운 두줄 수비와 음바페 집중 견제 상황에서도 기어코 골을 기록했다.
후반 35분에는 무아니가 얻어낸 PK를 음바페가 골로 연결시켰다. (2-1)
마르티네즈 골키퍼가 방향을 읽고 손에 닿았지만, 워낙 코스가 좋고 강해서 골이 되었다.
음바페는 골을 넣고 급히 공을 챙겨서 킥 오프를 시키더니,
후반 36분
코망이 메시로부터 뺏은 공이 연결되고, 튀랑이 올려 준 공을 음바페가 멋진 발리 슛으로 골을 성공시켜 동점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기어코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2-2)
메시와 아르헨티나 선수들 그리고 아르헨티나 응원단에게는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최강의 악당으로 보였을 것 같다.
연장전도 양 팀은 수비 위주로 안전하게 경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박진감 넘치는 육탄전이 계속되고,
(아, 우리 K리그도 이렇게 수준 높고, 손에 땀을 쥐게 빠른 공수 전환이 있으면 인기가 높을 텐데. 그렇게 되어서 프로 리그 수준도 더 올라가고 우리가 월드컵 결승과 우승의 주인공이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연장 후반 3분
의지의 메시가 경기의 마침표를 직접 찍겠다고 찬 공이 프랑스 수비수 발에 막혀 걷어낸 듯 보였으나, 골 포스트 안쪽에서 걷어낸 것으로 판정되어 아르헨티나가 앞서 나갔다. (3-2)
물론 메시가 공격적으로 잘하고 골 냄새를 잘 맡는 최고의 공격수이기 때문에 골을 기록했을거다.
하지만, 왠지 하늘의 마라도나가 36년 만의 아르헨티나 우승을 위해 치열한 접전 중에 메시에게 공을 준 것처럼 느껴진 찰나였다.
하지만, 골을 넣고 나서는 포효하지만, 평상시에는 거의 무표정에 가까운 음바페는 포기하지 않았다.
연장 후반 13분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패널이 박스 안에서 아르헨티나 몬티엘의 핸드볼 파울이 발생했다.
이를 음바페는 PK 동점골을 넣어 버렸다. (3-3)
역대 월드컵 결승전에서 두번째 해트트릭.
음바페 너란 인간.
이어진 승부차기의 주인공은, 아르헨티나의 마르티네스 골키퍼였다. (현 EPL 아스톤 빌라 소속)
연장 후반 직전 슈퍼 세이브로 승부차기로 가게 만들 정도로 중요한 선방도 보여줘서 감이 살아 있었다.
사실 승부차기 시작 전부터 아르헨티나에게 유리한 면이 있었다. 승부차기를 할 골대를 어디로 정할 건지 동전 던지기를 위해 메시와 요리스가 만났는데, 아르헨티나 응원단이 많은 쪽에서 차게 되었다.
아무래도 심리전이 될 수 있는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 응원단이 프랑스에게는 방해가, 아르헨티나에게는 홈 구장 같이 응원을 받는 기분이 들었을거다.
양 팀 1번 킥커로 나선 음바페와 메시 모두 성공시켰다. (pk 1-1)
사실 여기서 젊은 음바페나 최고 스타 메시 둘 중 한 명이 실축할 줄 알았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둘은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프랑스 2번 킥커 코망이 아르헨티나 마르티네스 골키퍼에게 막혔다. 환호하는 마르티네스.
이번 월드컵에서도 8강 네덜란드와 승부차기에서 활약했는데, 코파 아메리카 우승 때도 PK에서도 활약한 실력이 나왔다.
아르헨티나 2번 디발라는 이태리 세리에 A MVP 경력의 이름값에 걸맞게 가운데로 차 넣어 성공시켰다. (pk 2-1)
(디발라는 이태리 유벤투스에서 오래 활약했다. 지금은 AS Roma 소속)
다음 프랑스 3번 신예 추아메니는 골대를 벗어난 실축을 하고 말았고, 아르헨티나 파레데스는 성공
(pk 3-1)
프랑스의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
프랑스 4번 무아니가 가운데로 차 넣어 희망의 불씨를 살렸지만 (pk 3-2)
아르헨티나 4번 몬티엘이 골을 넣으면 경기가 종료되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요리스 골키퍼는 고개를 떨궜다. (pk 4-2)
몬티엘의 눈물.
부담을 득점으로 연결하고, 우승의 감격도 있었겠지만, 연장 후반 자신 때문에 3-3 동점이 되었던 죄책감을 털어버리기도 했으리라.
그렇게 이번 대회 야신상 골든 글러브의 주인공은 프랑스 요리스 골키퍼가 아니었다. 크로아티아 리바코비치도, 모로코 야신 부누도 아니었다. 아르헨티나 마르티네스 골키퍼였다.
최고의 이변 (사우디, 일본, 대한민국 그리고 모로코)과 결승전을 포함 강팀 간의 빅 게임을 보여준 이번 대회는 메시의 월드컵 우승과 MVP라는 서사의 화룡정점으로 끝났다.
폴란드 전 PK 실축만 하지 않았으면 전 경기 골을 넣고 우승한 역대급 기록을 썼을 거라고 하는데서 이번 월드컵에 임한 메시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그 메시와 아르헨티나의 36년만 우승을 위해 똘똘 뭉친 아르헨티나 팀이 사우디 전 이변의 희생양이 된 후 각성되어 우승까지 거머쥔 장면.
이래서 강팀은 위기와 실패가 있어도 바로 극복하고 회복해서 최고의 결과를 얻을 때까지 달려간다고 했나 싶다.
4년 후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동 개최의 다음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그리고 이번에 16강 진출에 성공한 우리 대한민국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음바페와 메시 그리고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뛰고 있는 파리 생제르망의 구단주가 카타르 국왕이라고.
그래서 유니폼에 Qatar Airway가 있었던가.
파리 생제르망이 챔스 우승하고 메시가 발롱도르를 8번째 수상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