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위전 크로아티아 vs 모로코 2-1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토너먼트

by 이상

김 빠진 콜라?


3-4위전이 그렇게 흘러가리라는 것은 오산이었다.


단단한 수비 조직력의 두 팀.


그리고 이번 대회 야신상 후보. 크로아티아 리바코비치와 모로코의 야신 부누.


이름만 봐선 (야신) 부누가 받아야 할 것 같지만 아직 모른다. 개인적으로 프랑스 요리스가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수비력과 선방 요정 두 골키퍼 대결일 거라는 예상도 역시 오산이었다.


전반 7분 크로아티아 그바르디올 선제골 (1-0)


전반 9분 모로코 아쉬라프 다리 동점골 (1-1)


지금까지 경기 당 평균 3.8 골이 나왔다는, 이 대회 기록답게, 초반부터 골이 나온 경기였다.


두골 모두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수가 기록했지만, 골이 나온 과정은 사뭇 달랐다.


그바르디올의 (Gvardiol) 골은 세트 피스 상황에서 약속된 플레이의 정석을 보여줬다.


모드리치가 차는 척하다 다른 킥커가 차며 타이밍을 빼앗고 페리시치가 헤딩으로 돌려놓은 공을 그바르디올이 헤더로 골을 만들었다.


이번 대회 좋은 수비력과 골까지 보여준 그바르디올. 2002년생 (진짜? ㅎㅎ)으로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뛰고 있다고 한다. EPL 첼시 영입 후보에 포함되었다는 소식이 있는데, 이번 월드컵이 기회가 되어 더 빅 리그 상위팀에서 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모로코의 첫 골은 프리킥이 크로아티아 선수의 몸에 맞아 굴절된 것을 아쉬라프 다리가 헤더로 골을 넣었다. 약속된 플레이 골에 대응한, 우연을 골로 연결한 케이스.


같은 듯 다른 과정이지만, 결과는 한 골로 같다.

훈련을 통해 손발을 맞추는 모습과 우연한 상황을 준비된 자가 마무리하는 모습. 흥미로운 대비가 된다.




전반전은 41분 K리그 출신 오리시치가 (Orsic) 멋진 골을 기록하며 2-1로 마무리되었다.


지금은 GNK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뛰고 있는데, K리그에서도 뛰었다. 그땐 오르샤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2015-2016 전남 드래곤즈

2017-2018 울산 현대

(중간에 중국에서도 뛰고, 한국에 오기 전엔 이태리에서도 뛰었었다.)


92년생이라 나이가 조금 있긴 하지만, 이번 대회 활약을 계기로 빅 리그에서 활약하길 기대해본다.


모로코는 사실 관심 밖의 팀이었는데, (당연히 조별 예선 탈락이 예상되었던)

4강까지 오르니 유심히 보게 되었다.


파리 생제르망에서 음바페와 친구로 잘 뛰고 있는 하키미가 첫 번째 눈길을 끌었고,


두 번째로 관심을 갖게 한 친구가 하킴 지예시 (Ziyech)였다.


누군가 지혜 씨 공 잘 차네 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축구 참 재밌게 보네 싶었다.


무려 EPL 첼시 스쿼드에 있는 친구였는데, 아 이 친구가 그 친구이구나 싶었다.


첼시에선 사실 큰 활약이 잘 안 보였는데, 첼시에서 뛰게 된 계기가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뛰던 시절, 챔스 4강까지 가며 보여줬던 모습 덕분이었던 것 같다


플레이 스타일을 보니 첼시에서 활약하다 지금은 레알 마드리드로 가 있는 벨기에의 아자르와 비슷해 보였다. 외모도 좀 그런 것 같기도.


그런데, 정작 본인이 꿈 꿨던 팀은 아스날이고, 닮고 싶은 선수는 아스날에서 뛰었던 독일의 외질이었다고 한다.

인생은 생각한대로 되기도 하지만, 생각한 것과는 또 다른 방향으로도 흘러가는 걸 배운다.


어찌되었던 꿈이 있어 노력하니 첼시에서도 뛰고 월드컵에서도 이처럼 활약해서 조국을 아프리카 최초 4강에 올려 놓은 것 아니겠나.


네덜란드와 모로코 국적을 갖고 있어서, 네덜란드의 청소년 대표를 하기도 하고, 성인 대표 명단에는 들어갔지만 데뷔전을 갖지 못했다.


이후 모로코 대표로 뛰었는데, 2018 월드컵에서는 조별 리그 탈락하며 큰 활약이 없었지만, 이번 대회에선 멋진 모습을 보여줘 앞으로가 기대된다.




후반전에는 공방이 있었지만 골 없이, 2-1로 크로아티아 3위로, 모로코가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전 대회 준우승 크로아티아는, 한 계단 내려와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 대회 같이 4강을 구성했던 잉글랜드가 이번 대회에서는 8강에서 탈락하고, 벨기에가 조별 예선에서 탈락한 것과 비교해보면 2회 연속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것은 대단해 보인다.


모로코는 2002 월드컵의 대한민국이 아시아 최초 4강 진출국이 되었던 것처럼, 아프리카 최초 4강 진출을 하며 이변이 많았던 이번 대회에서 최대 이변 팀이 되었다.


모로코 사람들이 이번 월드컵을 우리 대한민국이 2002 월드컵을 기억하는 것처럼 자랑스럽게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대회에서 감동적으로 16강에 진출한 우리 대한민국도 자랑스러운데 4강이라니. 대단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모로코 선수들이 더 좋은 팀으로 진출해서 더 경험을 쌓아 다음 대회에서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경기가 끝나고 크로아티아 선수들과 모로코 선수들이 한데 모여 환호하며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있었는데 무척 보기 좋았다.


축구 전쟁이라고 하지만, 말만 그렇지 누굴 죽이고 땅을 빼앗고 그런 것이 아니지 않나. 서로 쌓은 실력으로 격렬하게 겨루고 결과에 승복하고 함께 고생했다고 격려하는 축제가 더 어울리는 말 같다.


이제 이 축제의 마지막 한 페이지.


우승팀은 어디고, MVP, 득점왕, 도움왕 누구일지.

메시 서사의 정점이냐 음바페 세대교체의 쐐기냐가 내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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