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곰탕 vs 을지로 우촌
어려서 라면에 밥 말아먹던 적이 많았다. 부모님이 맞벌이 하셔서 동생과 그렇게 많이 먹었다.
그래서인지 이제 회사도 오래 다니고, 집도 장만해서 살만한데도, 옛날 분들이 말씀하시는 고기 국에, 하얀 쌀밥을 아직도 좋아한다. 아삭아삭 깍두기와 함께 하면 맛은 배가 된다.
나주곰탕은 체인이라 여러 지점이 있어 을지로나 북창동 지점 등 다 다녀보았는데 체인의 특성상 지점이 달라도 맛은 같아야 (최소한 비슷해야) 해서 큰 차이는 없었다.
(그에 반해, 본죽은 분명 재료도 모두 본사에서 그대로 가져온다는데 지점마다 맛의 차이가 있는 걸 보면 신기한다. 그래서 깨끗하고 맛있는 지점만 간다.)
아래는 나주곰탕의 유래입니다. 역시 깊은 역사와 동시에 아픈 사연이 있으면 더 와닿는 것 같습니다.
“나주 읍성 안의 5일장을 찾는 장돌뱅이들과 주변 고을에서 장 보러 나온 백성들에게 국밥을 팔던 것이 나주곰탕의 시초라고 합니다. 흔히 곰탕 국물이 뿌연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주곰탕은 말갛습니다. 맑은 이유는 소뼈 대신 양지나 사태 등 고기 위주로 하여 육수를 내기 때문에 뽀얀 국물이 특징인 어느 곰탕과 달리 말갛고 시원한 국물 맛을 냅니다.“
(출처 : 착한곰탕님 블로그)
“일제강점기, 나주 도축장에서 소를 잡아 살코기는 일본으로 가져가고 뼈와 부산물만으로 국을 끓여 밥을 말아 팔던 게 나주곰탕의 유래다.”
(출처 : 한국일보 박경일 기자님 기사 발췌
'깊게 우려낸 국물맛'으로 112년 전통 지켜 온 나주곰탕의 원조)
앞서 소개한 남양주의 흥국사 절과 그 옆의 목향원 쌈밥 식당처럼, 종로 수송점 나주곰탕은 옆에 그 유명한 조계사가 있다.
불상도 크게 있고, 장식도 많이 하는 편이라 밥 먹고 거닐어 보기 좋다. 연말이나 연등제 시기에는 저녁에 불등을 볼 수 있어 더 아름답다.
나주 곰탕은 만원에, 갈비탕은 1.4 만원에 즐길 수 있다. 공깃밥은 무료 무한 리필이다. (배고플 땐 3 공기 먹은 적이 있다 ^^;;)
점심시간엔 동동주가 무료라 한두 잔 반주로 하면 좋은데, 어느 날 3잔 넘게 때렸다가 오후 내내 헤롱거린 적이 있다 ^^; 저녁엔 사 마셔야 한다. 한두 잔 정도만 무료로 주면 좋을 텐데.
만두와 갈비찜 그리고 해물파전도 먹음직스럽게 잘 나오고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은 가격이라 편하게 저녁 식사 모임하며 밥 먹기 좋다.
나주소나주곰탕 종로수송점
서울 종로구 율곡로 4길 55 원당빌딩
02-723-0234
https://naver.me/G99tBzzy
계속 절 옆에 밥집인데,
을지로 우촌은 교회 근처 밥집이다.
명동성당 길 건너 영락교회라는 대형교회가 있다. 주말에도 회사에 나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 우촌에서 갈비탕을 먹곤 했는데, 교회 분들이 많이 오시는 것 같다. 대형병원인 백병원도 있어 그쪽에 오시는 분들도 밥 먹으러 오시는 것 같고.
갈비탕은 사실 광화문 한일관과 낙원상가 옆 오라카이 1층에 위치한 하누소도 괜찮지만, 우촌이 가장 푸짐한 것 같다. 아마도 정육점을 같이 해서 더 그런 것 같고, 고기 자체도 무척이나 맛있으니 더 그렇다.
(한일관은 한 친구가 가족 외식하러 가는 장소인데 점심 먹으러 회식하러 가는 곳이냐며 부러워한 적이 있는데 유명한 곳이라 다음에 한번 다루겠다.)
1.8 만원이라 부담스러워서 점심 때 법카로 누가 사준다고 하면 가는데, 시간이 조금 걸려도 솥밥을 같이 드시길 추천한다. (가마솥밥 3천 원 추가)
유명한 고깃집이니 구이를 드셔도 후회 없다. 그런데, 비싼 편이라 양껏 먹으면 계산할 때 당황할 수도 있다. 사실 위에 말한 하누소가 그런 면에선 아주 많이 당황하게 하는데. 후배 소고기 사준다고 둘이서 많이 먹었다가 25만 원이 나온 적이 있어 잘 안 간다.
원래 근처는 을지로 골뱅이 골목으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만선호프를 비롯한 힙지로가 되어 골목길 사이사이에 맛집이 많다. 지난번 소개한 중국집 가야성과 안동장 근처이기도 하다.
골목길에 숨어 있으니 잘 찾으셨으면 한다.
추운 겨울 든든하게 갈비탕 한 그릇 어떠신가요? ^^
우촌
서울 중구 을지로 12길 24
0507-1347-1685
https://naver.me/GSB17YwT
(사진 출처 : 써니맘님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