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소 (a look so)
작년 10월부터 브런치 (스토리)를 하며,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15년 이상 해 온 회사 생활 외에,
업무를 위한 글이 아닌, 제 생각을 기록하고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소통하며 재미를 느꼈습니다.
취미 부자인 저에게,
나중에 퇴직하면 (성공적이라면 조기 퇴직한 FIRE 족이 되어) 할 하나의 취미가 더 생겼지요.
글도 쓰고, 사진도 찍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듣고 부르며,
집 근처에서는 산책을, 멀리는 산행과 여행을 즐기며 여유로운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
한 작가님은 제 글을 꾸준히 읽고, 저도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소통하고 있는데,
제가 ‘한량’ 이 꿈인 걸 말씀도 드리지 않았는데 귀신같이 아셔서 놀라기도 했지요.
(가족과 일상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써주시는, 센스있는 핑크뚱 작가님 감사합니다 ^^)
많은 분들이,
“어떻게 회사 다니면서 거의 매일 (요즘은 일이 많아져서 뜨문뜨문 하지요 ^^;)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고,
거기다 등단하고, 출간을 3권이나 했느냐? (공동작가이긴 하지만, 보람있게 생각합니다 :)“
라고, 저를 엄청 부지런한 사람으로 알고 계신데요.
사실 저는 할 땐 하지만,
쉴 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걷다,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 보며 멍 때리는 그런 삶을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평일 휴가가 있다면, 특히, 비 오는 날이라면 사람들이 모두 일하고 있을 늦은 오후,
빗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게에서 막걸리에 파전을 즐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그런 인간이, 요즘은 회사 일 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다가, 여기 저기 불러주시는 곳들이 있어서 참 열심히 살고는 있습니다 ㅎㅎ
브런치를 하면서도 몇 가지 제안을 받아왔고, 추천도 받았습니다.
그런 제안과 관련되는 것이,
”글을 잘 쓰시니 같이 책을 내보시죠.“
하는 출간 제안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솔깃한 제안이 오기도 합니다.
저는 브런치를 좋아하지만,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단점이 있지요. 그래서, 많이들 소홀해지시고, 떠나시기도 했습니다.
바로, 노력에 비해, 돈이 안 된다는 것이죠.
다행히 저는 글 써서 돈 벌고 생계를 유지할 생각까진 해보지 않았습니다. 괜찮은 회사에서 오래 다니며 월급도 잘 모아서 집도 사고, 대출도 없어, 먹고 사는 걱정은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브런치의 단점을 비집고, 알라딘에서도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고, 헤드라인 이라는 플랫폼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지요.
실제로,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들도 이 플랫폼에서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고, 저도 제안을 받았습니다.
(한 작가님이 추천까지 해주셨지요 ㅎㅎㅎ 좋은 경험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장 4월부터는 회사 일이 바빠지고, 동시에 이래 저래 불러주시는 좋은 기회들을 소화해야 해서 못하고도 있지요.
하지만, 사실 정말 큰 돈을 준다면,
그동안의 글 써서 돈 번다는 생각을 던지고, 우선순위를 이런 글 써서 돈 버는 플랫폼으로 옮겨가겠지요. 즉, 돈을 벌긴 버는데, ‘큰 돈’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저같이 등단은 하고, 책은 냈지만, 아직 작가로서는 경력도 짧고, 인지도도 부족한 소위 초보작가가 엄청난 작품을 당장 써 내는 것이 아니면, 큰 돈을 버는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합리적이진 않겠지요.
그런데,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오래 하고 주식 투자까지 해 온 제가, 회사들의 수익 구조와 운영을 모를 리 없습니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 giant (대기업)이 아닌, 신생 중소 글쓰기 플랫폼 회사가 돈을 잘 벌고 있지 않을 것이고, 나눌 수 있는 수익금도 적겠지요. IT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플랫폼에서조차 사실 쉽지 않은 소수의 글쓰기 부자들의 일이기도 하구요.
어쩌면 start up에 작가로서 참여해서 같이 커 간다는 생각을 하고 참여하는 것이 맞을지 모릅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고, 여유가 생기면 헤드라인에도 같이 참여해 보겠지만, 사실 이미 참여하신 분들이 기울인 노력과 어느 정도의 돈을 받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한 달에 몇 만 원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적게는 1-3 만원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남의 말만 듣는 것이 아니라, 저에게는 다른 글쓰기 플랫폼을 시도해 본 경험이 있어서 실상을 알고 있기도 합니다.
‘얼룩소’라는 글쓰기 플랫폼을 추천 받아 글을 몇 개 올렸는데, 얼마 전 만원을 받았습니다 ㅋㅋㅋ
처음엔 솔직히,
‘무슨 거지도 아니고’
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돈으로 치면 글 쓰느니 차라리, 주말에 배민 배달을 하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지요.
회사를 오래 다녀서 연봉도 꽤 받고 있고, 전문 분야에서는 회사 경력과 더불어, 석사 학위와 해외 자격증을 갖추고 있어, 강의도 다니며 어느 정도 돈을 받고 있는데, 비교되며 웃음이 나왔습니다.
심지어, 전문 분야에 기고를 해서 받는 돈도 있고,
전문 분야가 아닌, 주간지 통신원 등을 하면서 칼럼도 써서 어느 정도의 돈을 받았는데 말이죠.
그러다 보니, 이런 업무적인 글과 관련된 분야가 아니라,
당장은 소설, 수필 등의 글쓰기 분야에서는 돈 벌려고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출간 경험을 하며, 또한, 많이 알아보았는데요.
안타깝지만, 본인 돈으로 출간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출판사와 나눠서 부담하는 경우도 많았구요.
글쓰는 것도 쉽지 않은데,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돈을 내야 하다니요! 인쇄비와 다른 분들께 제 글이 알려지는 비용인가요? ㅎㅎ
알아본 김에 나중에 출판사를 차릴 생각까지 해보아서 더 알아보니 생각보다 과정도 간단했고, (단순 신고였습니다.) 비용도 얼마 안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말은 달리 생각해 보면, 영세한 출판사가 많다는 뜻이지요. 출판 비용은 디자인이나 인건비 등이 있겠지만, (비용이 많이 줄었어도) 종이 책의 경우 인쇄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홍보비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는 꽤 큰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교보문고 같은 곳에서 정말 잘 나가는 책들은 알아서 잘 보이는 곳에 진열해 주지만, 그렇지 않은 책들은 돈을 내야 잘 보이는 곳에 진열을 해준다고 하네요. 아~ 이 넘의 자본주의. 여기까지 ㅎ)
하지만, 조 단위 매출하는 회사를 다니며, 수천억 계약서와 일을 다루는 제 입장에서, 몇 백만 원이 없어서 종이 책도 못 찍고, 비용을 줄이고 몇 십 부만 먼저 찍으면 몇 십만 원만 들이면 되는데, 그 비용마저 고생해서 글 쓴 사람에게 분담하라고 하는 걸 보면,
‘참 돈이 어지간히도 없나 보다.’
싶었습니다.
이것은 중소형 출판사 뿐만 아니라 꽤 이름있는, 큰 출판사도 갖고 있는 어려움이었습니다. 출판 업계의 불황과 감원이라는 뉴스가 실감이 났습니다.
어쩌면 여러 책을 출판할 경우, 쌓이면 큰 돈이어서 일 수도 있고, 책을 냅다 찍어 두었다가 잘 팔리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할 경우 재고 리스크가 생기니 이를 분담하자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책을 많이 찍어두고 안 팔려서 집에 쌓아놓고 처치 곤란인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잘 팔리면 팔리는 권수에 따라 인세를 몇 퍼센트 (예를 들면, 5%, 7%. 더 높기도 하지만, 낮기도 합니다.)
이렇게 주는 것으로 계약을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작용하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유명 작가의 경우 계약금을 받고 (유명도에 따라 계약금도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작가의 인세 퍼센트도 높았지요.
(어떤 분은 인세 없이 계약금만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즉, 계약하기 나름. 저도 전문 서적을 공동으로 썼을 때 이렇게 계약금만 받은 적이 있습니다.)
말씀 드린 비용 분담을 하며, 낮은 인세율을 챙기는 것이 중간 정도인 것 같습니다.
완전히 초짜인 경우,
‘그냥 내가 글을 쓰고 싶고 책을 내는 게 꿈이다.’
라는 분들은,
온전히 자신이 거의 전액을 부담합니다. 적게는 몇 십만원에서 몇 백 정도 됩니다. 인세율이 낮거나, 인세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지요.
책을 내주는데, 계약금도 없고, 인세도 없는 대신, 비용 분담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경우 수익은 온전히 출판사가 가져가는 것이지요.
그래서, 상황에 따라서는 좋지 않은 조건은 외면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마트 폰과 컴퓨터의 발달로, 전자책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기도 하는데요. 출판 비용을 낮추기 위해 종이 책 인쇄를 하지 않고, 전자 책만 발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십만 원으로 해결되니 괜찮은 방법이지요.
후에, 전자책이 잘 팔리고 종이책 수요가 있으면 책을 찍어내어 파는 것이 pod (publishment on demand - 책 찍어달라고 요청하면 소량씩이라도 찍어서 판매한다) 방식인 것 같습니다. 브런치와도 연결된 부크크가 이런 쪽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보통 작가의 비용으로 진행되지요.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인세까지 안정적으로 받는 경우를 많이 상상해 보셨을 겁니다. 아마 글을 쓰는 많은 작가 분들이 원하시는 것이겠지요.
유명 작가 분들의 경우 큰 계약금과 인세를 받는 것이 화제가 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출판계에 계신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꼽아요.”
그러게요. 브런치 대상을 받고, 만 명 대의 구독자가 있는 작가님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더군요.
참고로 제가 말씀 드리는 유명 작가는, 이문열, 조정래, 유시민 이런 분들입니다. 솔직히 필력이나 경력과 방송 등 노출 그리고 인지도 면에서 비할 바가 안 되지요.
그래서, 웹소설에 도전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네이버, 문피아 등에서요.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된 웹소설의 원작자 분 같은 경우 월에 억대 인세 등을 챙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웹소설에 접속해 들어가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글을 올리고 계신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그 정도 성공 확률은 좋게 보면 1/1000 (천명 중 한명) 심하게 보면 1/10000도 (만명 중 한명)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베스트 셀러 작가도 생각보다는 큰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을 보며 놀랐습니다. 그 정도 되면 몇 억 정도는 버는 것 아닌가 했는데, 몇 백이 많았고, 잘해야 몇 천 정도였습니다. 천만 원도 큰 돈이긴 하지만, 요즘 같은 고물가와 집값을 볼 때, 정말 큰 금액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10년 이상의 괜찮은 분야 경력직은 연봉이 억 단위가 넘는 경우도 꽤 있지요.
희망적인 것은, 그렇게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어 연달아 히트작을 내 놓으면, 이전 작품들까지 주목을 받아 잘 팔려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실제 사례였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꾸준히 글을 써서 성공하고 이를 이어가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유명 작가 분들이 아니었는데도 말입니다.
또, 베스트 셀러 작가나 문학 박사나 교수님 같은 분들 혹은 전문 분야를 갖고 계신 분들은 강연 수입이 있었습니다. 저도 제 전문 분야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요.
나중에 운 좋게 베스트 작가가 되다면, 글쓰기와 삶과 관련된 강의까지 하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전문 분야 강의 잘하라고 회사에서 강의 skill까지 교육 시켜줘서 수년째 잘 쓰고, 갈고 닦고 있는데,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글 써서 만원 받았으니,
일단 회사를 성실히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긍정적으로 이렇게도 다짐해 봅니다.
‘이것이 글쓰기를 통해 돈을 버는 첫 걸음이야!
성실히 노력해서 만원을 1억 이상으로 만들어야지!‘
얼룩소나 헤드라인에서도 큰 돈을 버는 분이 그래도 있으실거라 생각해 봅니다. 아직 보진 못했지만요. 아직 없더라도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플랫폼이니 성공해서 그런 분들이 나와서 더 커지고 성공했으면 하는 마음도 가져 봅니다. 작가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거니깐요.
냉정한 현실을 잘 받아 들이고, 본업에 충실하고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동시에 신인 작가로 꾸준히 글을 쓰며 정진해 보렵니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 멋진 작품을 남긴 베스트 작가가 되어 종이 책도 잘 팔리고, 글쓰기로 강연도 다닐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
글쓰기로 이루고 싶은, 꿈꾸는 목표도 이룰거라 생각하구요.
제 글 읽어주시는 분들 늘 감사 드리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쓰기 또한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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