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aro Oshio
https://youtu.be/CTtUeNabfDk?si=bLdM7qn3Weom-Vgm
기타 연습곡이라고 하면서도,
기타 연습을 부르는 곡이라는 별칭이 있습니다 ^^
방송에서 우연히 듣고 찾아 봤는데,
오랜만에 듣기 편한 연주곡이었지요.
이 좋은 노래를 왜 이제서야 만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한참을 듣고 있다 이 노래도 제 브런치에 기록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가사도 없는 연주곡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민이 되었지요.
좋은 곡은 그냥 소개만 해도 되지만,
명색이 작가이자 상디 (이상 DJ) 라는 Nick (별명)도 갖고 있는 제가 성의 없이 음악만 가져다 두고,
좋으니까 들어보세요.
하기엔 아름답지 않았지요.
이 곡의 dynamic.
변화나 흐름.
거기에 담겨있는 감정.
마지막 마무리의 멋.
이런 것들을 이야기해 볼까 하다가도,
직접 들으면서 느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차마 붓을 들지 못했지요.
마치 제 마음과 비슷했습니다.
완연한 봄날에 그동안의 어려움을 떨치고 일어나 새롭게 박차고 나아가보자.
이렇게 날씨 좋은 날,
이렇게 쳐박혀 있기엔 내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일을 계획대로 하려니 힘이 들었습니다.
예전엔 밤 새고 뭘 해도 체력적으로 자신이 있었는데,
언젠가부터는 밤 10시만 넘으면 졸리더군요.
그럴 땐,
전체를 한번에 흐름을 타고 일단 끝을 보는 것이 좋지만,
그게 안된다면 결국 조각 조각 나눠서 해나가야 했지요.
piece by piece
step by step
다행히 그렇게 해나가는데,
오늘까지 해야 할 일이 도무지 마무리가 안 되는 겁니다.
집에 와서 조금 쉰 다음에 바짝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웬걸 앉으니 졸리고, TV를 보다 보니 누워서 시간만 흐르고 있었지요.
어차피 이제부터 3일 연휴니까 천천히 해도 되지 않나.
하는 방심은 마구 파고 들고.
이대로 잠들 뻔 했을 때,
TV를 끄고 양치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음악을 들었지요.
점잖은 목소리로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정돈된 자세의 아나운서의 목소리도,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말과 행동을 하고,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본인이 더 크게 웃는 연예인도,
세상은 승자의 것이라며 승리를 위해 죽어라 뛰는 운동선수도 없이,
가사 없는 이 음악을 듣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들은 이야기가 떠오르더군요.
나이 들수록 친구가 없어지는 것의 긍정적인 면이었습니다.
요즘 핫한 철학자가 비유를 하셨지요.
고슴도치가 추우면 얼어 죽지 않기 위해 함께 하는데,
가까이 가면 가시가 서로를 찌르는 일이 있다는 것이지요.
혼자 있으면 외롭고 공허해지기 때문에 사람을 찾게 되는데,
만나서 대화를 하고 인간관계를 맺다 보면 상처를 주거나 받게 되는 일들이 일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어릴 적 친구 등으로부터 소원해지는 경우가 많지요.
밥 벌이하고 가족을 챙기다 보면 시간이 없어지는 것도 있지만,
살아가는 터전이 다르고 나이 들며 확고해져 가는 가치관의 차이 등으로 만나면 되려 불편하고 다시 연락하기 꺼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마음 맞고 만나면 좋고, 속 터 넣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허물없이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습니다.
하지만, 삶은 점점 어릴 때처럼 매일 같이 만나서 함께 놀고 시간 보내는 것이 아니라,
1년에 한두번 보면 자주 보는 사이라고 할 정도로 일이나 가족 혹은 다른 이유들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족과도 마냥 함께할 수만은 없지요.
자녀들도 나이가 들면 친구가 더 좋고,
남편이 퇴직하고 나면 여성의 경우, 돈 잘 벌고 성격 좋은 남자가 아니라 집에 없는 남자가 최고라는 말이 있을 정도지요. 밥 해달라고 하지 않는 0 식님이 삼시 세끼 다 해달라는 삼식이보다 3 계단 위라는 우스갯말까지 있습니다.
인간은 사람 사이에 거한다는 말이 맞으면서도,
한편으론 결국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존재이지요.
즉, 혼자서도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능력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 드린 철학자는,
인간이 불행한 이유가 혼자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까지 했지요.
그럼 혼자서 뭘 하나요?
책을 읽고, 산책을 하며, 풍경을 보고, 음악을 듣는 등 취미나 자신이 좋아하는 삶의 방식이 있어야겠지요.
그러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혼자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타인과 함께 하는 잘 지내는 법이라는 말까지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 사이에서의 고독. 그 안에서 균형.
이런 것들이 나이가 들수록 중요해지는 거고요.
이 음악의 제목 twilight은 light가 아니라 황혼이란 뜻이지요.
저물어갈 때의 빛 말입니다.
인생에서,
사람 사이에서 마음 맞는 좋은 사람들과 적당한 교류를 하고,
혼자 있는 시간도 잘 즐길 줄 알아야 하는 시기라서 더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할 걱정 없고,
조용히 이 좋은 음악을 들으며 생각을 하고, 글을 쓸 수 있는,
온전한 이 시간이 행복하네요.
이 글을 마치고 오늘 마무리하려고 했던 일을 정리할 여유가 생깁니다.
역시 음악은 저에겐 힘이자, 쉼이네요.
잠 못 드는 분이 계시다면 이 음악과 함께 하며 차분히 꿀잠 자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랜만의 상디였습니다 ^^
https://youtu.be/i0YqdgBmp_Y?si=YpuazZHwBwP86K7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