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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축플래너 Feb 21. 2022

세상에 싸고 좋은 집을 짓는 방법은 없다.

당신이 꿈에 그리던 집짓기 vol.1 토지 구입


세상에 싸고 좋은 집을 짓는 방법은 없습니다.

또한 싸고 좋은 땅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 눈앞의 총금액 만을 따져서 땅을 사거나 집을 짓습니다.


어떤 물건을 살려고 알아보니 유명 브랜드들은 가격이 거의 10만 원 근처에서 근소한 차이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폭풍 세일이라는 문구로 비슷한 물건을 6만 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면 무심결에 그 물건을 구입합니다. 이런 경험 한 번쯤 있지 않나요? 싼 가격에 혹해서 사고 보니 물건의 마감 디테일과 품질은 떨어지고 성능 또한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결국 그 제품은 집안의 한쪽 창고에 처박히게 됩니다. 만약 환불이 된다면 원래 가격인 10만 원에 다른 회사의 제품을 구입하겠죠.


그런데 집을 짓는 것은 환불이나 교환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품질이 부적절한 경우 보수공사에 무시하지 못할 금액이 들어갑니다. 내부 공간 구성 역시 마찬가지로 쉽게 바꿀 수도 없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건 이렇게 지은 집 대부분이 자신이 원하던 공간에 부합하지 못하고 매끄럽게 공사가 끝난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원하고 꿈꾸던 좋은 집을 짓기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상상 속에 살고 싶은 집이 있습니다. 그 집이 시골에 있는 소박한 전원주택이든 도시 속의 화려한 고급 주택이든 꿈에 그리던 집이 머릿속에 담겨있습니다.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껴서, 혹은 은퇴를 하고 자연 속에서 건강한 삶을 살고 싶어서, 반려견과 함께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서,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등등


제가 지금껏 주택 건축 상담을 한 고객들이 집을 짓는 이유는 위에 언급한 이유가 대부분입니다.


저는 건축 시공분야에서 시공 경력 27년 차의 풍부한 기술지식을 가지고 있는 건축 시공 기술자입니다. 현장에서는 제 성을 붙여서 정 소장님으로 불립니다. 대규모 아파트(공동주택) 신축 공사를 비롯하여 주상복합, 상업시설, 다가구주택, 소규모 주택 등의 신축 공사에서 건축 시공 파트를 담당하였고, 인테리어 / 리모델링 분야에서는 비즈니스호텔, 모텔, 고급 아파트, 카페, 음식점, 고급 단독주택 등에서 많은 건축 시공과 디자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축 공사 및 인테리어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한 사실과 기술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집을 짓는 과정의 도우미가 되어 좋은 집을 짓고 싶어 하는 모든 분들에게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를 통하여 현실적인 정보를 드리고자 합니다.


사랑과 영혼이 담긴 행복한 집 짓기로 삶의 가치를 높이시기 바랍니다.


Rosanna House © DEREK SWALWELL


좋은 집짓기 첫걸음 토지 구입


사실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지역, 위치, 주변 편의시설, 가격, 외부 풍경, 이웃 등)에 딱 맞는 토지를 구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온라인과 SNS상에 넘쳐나는 가짜 정보들로 인하여 어느 것이 진짜 맞는 정보인지도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유튜브로 강력 추천 토지라던지, 꼭 소유하고 살고 싶은 토지라던지, 급매물로 싸게 내어놓는다던지 하는 정보들은 아쉽지만 고객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거짓 정보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투자가치가 굉장히 높고 팔기 아깝다는 매물들은 다 부동산 유튜브 하고 토지주 하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게 좋은 땅이면 자기들이 먼저 사겠죠.


초심을 잃은 유튜브들과 상업적으로 이용만 하는 유튜브들이 판을 치고 있으니 각별한 주의를 하시기 바랍니다. 땅은 무조건 직접 확인하고 관할 관청에 허가 여부도 물어보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구입하시는 점 명심하세요.


TIP  정말 마음에 드는 지역이나 마을이 있는 경우 그 마을의 이장님에게 음료수라도 대접하면서 전원주택을 지으려고 하는데 혹시 마을에 토지 매물 나온 것이 있는지, 그리고 가격은 얼마인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믿을만한 부동산 추천도 받으세요. 저라면 겉모습이 화려하고 규모가 큰 부동산보다는 허름한 복덕방 수준의 부동산 중개사 하고 거래할 것입니다. 사무실 유지비와 운영비가 많이 들어간다면 그 비용을 어디서 충당할까요?)



그럼 좋은 집짓기 첫걸음 토지 구입 방법 및 순서에 대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예산 정하기 -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토지의 크기와 주택의 규모를 미리 계획하여 그 예산 안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따라서 토지와 집짓기 비용, 세금까지 포함한 전체 예산을 정하는 것이 좋은 집 짓기에 있어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2. 살고 싶은 지역 정하기 - 예산을 계획하였다면 살고 싶은 지역을 선택해야 합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 또는 육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경기도 양평, 은퇴 후 살고 싶은 지역 1위 제주도 등 지역을 정하고 직접 방문하여 가장 편안함이 느껴지는 곳, 살고 싶은 곳을 정해야 합니다. 물론 살고 싶은 지역의 토지 시세를 미리 확인하여 예산을 초과할 정도로 비싸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3. 체험하기 - 자신이 잘 아는 지역이면 상관없지만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하였다면 그 지역에서 일주일 살기, 한 달 살기 등을 통하여 체험을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교통, 편의시설, 생활의 장단점 등을 몸소 체험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말보다 확실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4. 구입하려는 토지 규모의 산정 - 100평의 토지를 구입할지, 아니면 200평의 토지를 구입할지, 구입하려는 토지의  규모를 산정하려면 어느 정도 규모의 집을 지을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집에 방문하는 아들, 딸, 손자 등의 가족들과 친구나 지인들을 위한 게스트 침실 등이 필요한지를 충분히 검토하고 계획한 후에 적당한 규모의 토지를 찾아야 합니다. 물론 아름다운 정원과 넓은 마당을 가지고 싶다면 그때는 다르겠죠.


전원주택 부지(자연 녹지, 계획 관리, 자연 취락 지구 등)의 경우를 예를 들면 대부분이 건폐율 20 ~ 40%, 용적률이 80 ~ 100%입니다. 자신이 구입하려는 토지의 지번만 있으면, 지역지구 등 지정여부와 건폐율, 용적률 등을 확인하는 것은 휴대폰이나 PC를 통하여 온라인상으로 누구나가 무료로 즉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토지 이음 사이트 이용)


우리나라 전원, 단독주택에서 가장 선호하는 1층의 면적은 35 ~ 40평(115.5 m2 ~ 132m2)입니다. 따라서 건폐율 20%의 토지에 1층 40평의 면적으로 주택을 건축한다면,


건폐율 20% 토지일 경우 : 필요 토지 최소 면적 = 40평(132m2) / 건폐율 20%(0.2) = 200평(660m2) 

건폐율 40% 토지일 경우 : 필요 토지 최소 면적 = 40평(132m2) / 건폐율 40%(0.4) = 100평(330m2) 


주택 건축에서 전체 연면적을 토지 면적을 초과하여 짓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용적률은 무시하셔도 됩니다.


5. 토지 구입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사항 - 토지를 구입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아래에 설명하는 사항들을 반드시 확인하시고 구입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1) 토지 주변 시세 (자신이 구입하려는 토지 가격이 적정한가 확인)

2) 토지 인접도로 (도로 폭 4M 이상 확인)

3) 주변 편의시설의 확인 (편의점, 마트, 학교, 병원 등)

4) 교통 (버스 정류장, 기차역, 지하철 등)

5) 기반 시설 인입 (수도, 전기, 오수 관로 등)

6) 주변 경관 확인 (주변 이웃, 주변 자연경관, 주변에 가축 농장 등)

7) 토지 계약 전 관할 구청 등을 방문하여 건축 허가 여부 확인


이밖에도 토지 모양이 네모 반듯하지 않은 땅, 주변의 도로보다 낮은 땅, 경사가 급한 땅 등은 구입하시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토지의 사용 가능한 효율이 떨어지며 건축 공사비가 상승함.)


제주도의 경우 상수도를 자신의 집을 지을 땅으로 끌어오려면 10 ~ 15 만원 / m 당의 비용이 들어가게 됩니다. 만약 수도관이 100m 떨어져 있다면 1,000만 원 ~ 1,500만 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것입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듯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땅이 나왔다는 것은 분명 결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뻔합니다. 이왕이면 기반시설(전기, 수도) 인입이 완료되고 건축허가가 받아진 토지를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TIP  건축 가능한 농지(과수원, 전, 답 등)를 매입할 경우는 반드시 건축 허가를 득하거나 건축 허가를 받아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해야 합니다.(22년 농지법 개정으로 인하여 건축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매입하는 경우 소유권 이전 후 1년이 지나야 건축 허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즉, 농지는 토지 구입 후 1년이 지나야 주택을 건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6. 행운을 가져오는 좋은 집 터 구하기 -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명당자리의 토지를 구입하세요.

 

1). 배산임수(背山臨水) 산을 등지고 낮은 곳을 향하란 뜻입니다. 뒤에는 산이고 앞은 냇물이 흘러야 한다. 산을 등지면 삭풍(薩風)을 피할 수 있어 건강을 지키며, 앞에 물이 있으면 생기(生氣)를 얻어 길상(吉相)이다. 이런 땅은 가족의 건강과 장수 가 약속되는 곳이다. 물(강, 하천)은 물의 양과 수질, 흐르는 방향에 따라 길흉이 달라진다. 물의 양은 넉넉해야 좋고 수질은 깨끗해야 한다. 물의 흐르는 방향은 둥글게 휘어 흐르는 안쪽이 좋다. 안쪽은 좋은 기가 모이고 바깥쪽은 기를 빼앗긴다.

 

2). 전저후고(前低後高) : 앞쪽(남쪽)은 낮고 넓고 평평하며 뒤쪽(북쪽)이 높아야 한다고 합니다. 본체 건물은 높이 위치하고 부속건물과 정원 마당은 낮게 있어야 길상이다. 경사가 급한 것은 흉상으로 피해야 한다. 경사지로서 남쪽이 높으면 뒤쪽에 축대까지 쌓아 남향을 고집하는데 이런 곳은 가상이 불안정하여 정신도 불안하므로 병약자가 생긴다. 양쪽의 옆은 서쪽(좌측)이 조금 높아야 동쪽(우측)의 기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3). 전착후관(前窄後寬) : 대지와 건물은 정원이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출입문은 좁으나 정원에 들어서면 넓고 안정감이 있어 한눈에 집안 내부가 훤히 보여야 한다. 옛 고택을 보면 좁은 대문을 굽어서 들어서면 아담하며 깨끗하고도 반듯한 정원이 나온다.


7. 집 짓는데 안 좋은 땅 - 아래에 해당되는 토지는 절대 구입하지 마세요.


1) 집터를 둘러싸고 있는 산과 강, 건물과 도로 등이 집을 감싸주지 못하는 땅.

2) 나무와 풀이 잘 자라지 않는 생기(生氣)가 없는 죽은 땅.

3) 수맥이 밑으로 흐르는 땅.

4) 공동묘지, 감옥, 공용 화장실, 공터, 전쟁터였던 땅.

5) 늪이나 쓰레기장, 공장 부지를 매립한 땅.

6) 과거 하천이나 우물이었던 곳을 매립한 땅.

7) 먼지가 잘 일거나 항상 질척거리는 땅.




좋은 집 짓기의 첫걸음 토지 구입에 대해서 알아야 할 사항들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위에 언급한 사항들만 잘 인지하여 접근한다면 충분히 좋은 토지를 구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에 지인분이 제주도에 펜션 건축할 토지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제 블로그를 통하여 이웃분이 제주도 이주를 위해서 집을 짓기 위해 대정읍에 200평 규모의 땅을 구입하려고 하는데 150만 원 / 평당 이 적당한 금액인지 문의를 주셨습니다. 직접 토지를 방문하고 주변 시세를 조사하지 않는 이상 제가 그 금액이 싸다 비싸다고 말할 수가 있나요? ㅋ


TIP 밸류 맵이나 국토부에서 제공하는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통하여 주변 시세를 조회하고 토지 가격이 적정금액이라고 생각한다면, 직접 방문하여 집을 지을 토지에 서서 편암함이 느껴지면 그때 결정하시라고 답변을 드렸습니다.


결론적으로 좋은 땅이란 여러 가지 조건들을 갖추어야 하지만 중요한 점은 토지의 금액보다 그 땅을 사는 사람의 마음에 드는 땅입니다. 땅을 밟고 잠시 주변의 경관을 둘러보며 집을 짓고 난 후의 상상을 해보세요. 가장 마음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 땅이 바로 당신의 삶의 터가 될 것입니다.



좋은 땅을 구입하였다면 좋은 집을 짓기 위한 건축 설계를 해야 합니다. 세상에 싸고 좋은 집을 짓는 방법은 없다. vol-2 좋은 집 설계를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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