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속 꽃 피우기

모두 함께 살아나기

by 기영

현재의 교직은 마치 사막과도 같다.

1주일에도 몇 번씩 교직과 관련된 이야기가 올라온다. 물론 그 안에는 좋지 않은 이야기가 더 많은 것 같다.

짧은 기간이지만 교직에 있으면서 느낀 점은 '교사'라는 직업이 점점 '강사'가 되는 느낌이다.


고등학생 때 영어선생님이 자신을 '선생' 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먼저 선(先)에 날 생(生) 단지 자신은 '먼저 태어난 사람'이라고 너희가 존경할 사람은 아니라고 말하셨던 게 큰 울림이 되어 지금의 나를 만드는 물결이 되었다. 이때 느낀 '선생'의 명칭은 큰 무게로 느껴져 자신을 낮추시더라도 한없이 무게감이 있었는데, 어느새 '선생'의 명칭은 학생의 입장에서의 '먼저 태어난 사람' 속칭 꼰대가 되어버린 것 같다.


나는 교직에서 운이 좋게 좋은 동료를 만나고, 좋은 관리자를 만나고, 사회적으로 '좋은' 학생들을 만나왔다.

아직까지 나 스스로도 '좋은 학생'의 정의를 내릴 수 없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좋은 학생을 지칭했다. 사회적으로는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어른 말을 잘 듣고 인사 잘하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학생을 좋은 학생이라고 한다. 그런 학생들은 꽤나 많다. 나의 자식이 저정도만 되면 바랄 거 없다 싶을 정도로,


하지만 최근에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좋은' 학생들의 정의가 엇나가고 있는 것 같다.

先生의 지도는 구시대의 가르침이기에 무시되고, 사랑하는 아이의 말을 들은 다른 先生은 구시대의 가르침을 준 누군가를 나무란다. 이에 누군가는 권위를, 누군가는 의지를, 누군가는 그토록 값진 목숨을 잃고 만다.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무언가를 잃지 않기 위해 '좋은 학생'의 정의는 수업시간에 떠들지 않고 방해만 하지 않는 학생, 지도할 거리가 없는 학생이 되어버린다. 학생의 올바른 선도는 상당한 생각과 의지를 포함하기에 무시와 나무람을 받기에는 본능적으로, 이성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리고 포기하게 된다. 옳은 길 안내를 받지 못한 '좋은' 학생들은 성장해서 사회적으로 나쁜 어른이 된다.


이 모든 피해는 과연 누가 받을까. 당연히 우리 모두, 그리고 사회이다. 수업시간 45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일을 꼭 해야만 하는 학생은 자신의 불편함을 1분도 참지 못하는 어른이 되고, 나무람의 빛 속에서 자란 학생은 자신의 가치관은 모두 맞다고 생각하는 독불장군이 된다. 결국 모든 곳은 사막이 된다.


사막화는 진행 중이다.

사막은 점점 빠르고 넓은 방향으로 퍼져나간다.

우리의 보금자리를 빼앗고 대기를 더럽히며 모두가 덥고 치열한 지옥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한 사람의 나무는 사막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모두의 나무는 사막을 막을 수 있다.

사막이 퍼져나가기 전 학부모의 관용 한 뿌리, 교사의 사랑과 의지의 한 줄기. 그리고 사회적 관념과 제도의 그늘이 있다면 사막 속에서도 꽃은 피어난다.


9월 2일.

대략 25만명의 교사가 여의도에 모였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교사들의 뜻에 공감해주셨고, 지금이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모든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우리 사회의 기둥이 될 아이들을 올바르게 성장시키자는 마음 하나로 모두가 뭉쳐 공교육을 정상화할 시기이다.

혹자는 대한민국 사람들을 냄비근성이라고 하지만, 그 속에는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하나로 합쳐지는 마음이 있다. 이런 마음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따뜻하게 올바른 길로 걸어나갈 것이다.


긍정적인 미래 아래 교사들은 학교에서 즐겁게 생활해야 한다. 즐거운 가르침은 즐거운 학습을 만들기 때문이다. 학교라는 사막에서 피는 꽃은 무엇이 있을까. 교사의 원동력은 무엇이 있을까. 비록 짧은 교직이지만 학교 속에서 찾은 꽃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보고자 한다. 이야기를 통해 작게는 실소부터 크게는 즐거움까지 누군가가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막 속 모든 이야기가 꽃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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