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너무 늦게 돌보았다

2막 타인의 고통과 나의 붕괴 - 그날 이후, 파란색을 잘 보지 못했다

by 담숨

그날은 평소와 같이 고요했다. 나는 타자를 쳐가며 아이들과 나누었던 아픔의 고백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단말마와 같은 비명소리로 사건은 일어났다. 평소에 자해와 자살시도를 많이 한 입소청소년이 있었는데 발이 닿는 거리에서 본인의 청바지로 목을 맨 것이었다.

푸르스름한 청바지에 감긴 푸른 입술과 피부가 그가 생을 달리하고 있음을 스산히 알렸다. 같이 있던 동료가 인공호흡과 CPR을 실시한 후 구급차로 이동했다.

지금 떠올려도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얼마나 삶이 힘들고 놓고 싶었으면 발이 닿는 거리에서 체중을 실어 생을 놓고자 했는지 나는 감히 알 수 없지만 그날 이후, 파란색은 오래 쳐다보지 못했다.

입소상담을 함께한 청소년이었기에 그의 죽음은 더 아팠고 무력했다. 그날 내가 미리 올라가 봤으면 사건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꼬리표가 계속 내 곁을 맴도며 푸른빛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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