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신호
앉을 때마다 느껴지는 묵직함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몸무게를 재지 않은지 어언 4개월. 씻고 머리를 말린 후 몸무게를 재니 그 불길한 예감의 정체를 알게되었다.
사실 깊은 곳에서 눈치 챘을지도 모른다. 고무줄 바지조차 쪼이기 시작할 때, 누웠는데도 풍선처럼 부푼 배를 볼 때. 알고 있음에도 물러서서 계속된 게으름과 다투며 지고 이기기를 반복했다.
아아 집밥을 벗어나 편의점, 식당을 전전하던 나는 MSG에 휩싸였고 날씬하진 않지만 적어도 앉았을 때 편안하던 내 배는 주머니가 생겨버렸다.
서른살이 되어 들어가는 나이만큼이나 차오른 지방에 정신이 화들짝 들었다.
이대로는 안된다. 그리고 문득 지난 날을 되돌아봤다. 내가 인생에서 두번째로 무거웠던 세월은 중2때였다. 밥과 과자 그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던 어린 날의 나는 그렇게 탄생했다.
몸은 고무줄이라고 하지만 고무줄을 끝까지 당겼다가 놓으면 고통스러운 것을 알기에 이제야 정신차리고 내 몸을 직시하려 한다.
더이상 MSG와 게으름의 무덤에 내 몸을 맡기지 않으리라 맹세하며 냉장고에 최고경신한 나의 무게를 전시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