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그물에도 나는 다시 던졌다

한 마리로도 계속할 이유

by 담숨

커다란 함성소리를 들었다. 크고 우렁차고 때때로 찢어질 듯한 굉음이 들렸다. 그 소리는 귀를 지나 내 가슴에 떨림을 전달했다.


그 전까지 내 시간은 멈춰있었다. 회색 군상들 사이로 나 또한 회색을 지나 그림자 속으로 숨어버렸다. 기억 속 붉은색은 검붉은색이 된지 오래고 파란빛은 풀이죽은 생선의 눈처럼 생기를 잃어버렸다. 숨이 쉬니까 쉬어진다는 말처럼 아무 의미 없이 노젓기를 반복했다.


텅비어버린 그물망 속 찢겨진 그물을 보며 '고쳐야지'라고 여러번 되뇌었지만 그뿐이었다. 바람빠진 풍선처럼 그저 고칠 생각만 반복하며 하루하루 흘러갈 따름이었다.


그 소리를 듣고 내안의 무언가 깨어났다. 내 머리 속에 가득채운 고쳐야하는 그물은 이제 내가 움직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어느새 들었다. 텅빈 망가진 그물을 고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던졌다.


가득찬 물고기가 퍼덕이며 꼬리끼리 '찰싹' 소리가 나는 만선을 생각했는데. 끌어올린 그물 속에는 앙상한 새끼 송사리 한마리만 있을뿐이었다.


하.. 나는 갑자기 모든 의욕이 꺾이는 마음이 들었다. 맞은편에서 복귀하는 고깃배는 내가 상상한 퍼덕이는 푸른 물고기를 가득 싣고 유유히 항해하고 있었다.


왜 그 행운이 내게는 오지 않는지 목놓아 울어보지만 매번 던지는 그물에는 물고기가 한마리씩 남아있었다.


이따금 빈 그물이 걸려올 때도 있었지만 나는 포기하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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