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은 당신과 나를 위해서
어릴 때부터 사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며칠씩 마음이 시끄러웠고, 관계의 온도 차이 하나에도 오래 붙잡혀 있었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고, 속으로는 '나 그런 거 신경 안 써' 하며 억지를 부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그 말을 여러 번 곱씹고, 내가 이상한가, 걔가 이상한가, 내가 너무 민감한가?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면서도 의심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가진 욕심이나 감정을 자주 눌러냈습니다. 어른이 되고 싶던 마음에, 어른이 된다는 건 감정을 조절하고, 자기중심적인 충동을 억누르는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말하지 않고, 털어놓지 않고, 오래도록 마음속에서만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속이 곪아서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도 모르겠고, 인간을 미워하고 증오하다가도 마음을 줄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어. 마냥 미워하기만 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을 함과 동시에 '내가 뭐라고'와 같은 자책이 덮쳐왔고, 결국엔 생각하기를 멈췄을 때도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고민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생각한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왜 머리만 아프게 이 주제들을 붙들고 있는 걸까. 주변 사람들과는 이런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웠고, 괜히 분위기만 무겁게 만드는 것 같아 말문을 닫게 되더군요. 그러다가 또 정말로, 가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서, 고통스럽고 그냥 머리가 꽃밭이면 좋겠을 정도로 힘들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해하지 않고, 아니 받아들일 만큼 고민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언젠가 또다시 아플 것이 뻔해 보였기 때문에 지금 아프자는 마음으로 사람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건 꽤 개인적인 욕심에서 시작됐습니다. 저는 아직 저를 설명할 만한 그럴듯한 스펙이 없습니다. 대신 오래 고민해 온 것들을, 감정이 지나간 자리를, 고통스럽게 얻은 저만의 문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제 안의 감정과 생각들이 조금씩 정리되고, 그 과정 속에서 제가 자라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런 걸 조금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무거운 이야기들을 꺼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원래라면 이런 공개적인 공간에 저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사람도 아니고요. 하지만 최근에 저에게 작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살고 싶지 않았고, 조금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직 제 안에 고이 담아두고 싶습니다.
사실 이 글들을 쓰면서도, ‘내가 이런 걸 써도 되나?’ 싶은 마음이 자주 들었습니다. 아직 사회 경험도 부족한 20대가 감히 사람을 논한다는 게 조금 민망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미숙함이 면죄부가 될 수 있다면, 그걸로라도 시작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런 개인적인 이유로 시작된 글이지만, 읽는 분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습니다. 가볍게 흘러가길 바라지도 않고요. 누군가에게 생각할 거리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저의 시선이 당신에게 작은 울림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당신의 시선도 저에게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아주 살짝, 말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