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찌개 애호가인 신랑..
아이들도 잘 먹는 편이라서
엄마가 드실 된장찌개와
가족이 먹을 애호박찌개를
동시에 준비했다
암만~
내 요리경력을 좀 써보자면
어린 시절 어머님의 병환으로 인해
일찍 부엌에 드나들며
불(火)을 일찍 다룰 줄 알았다.
그래서 말인데
한 번에 두 가지 음식, 반찬을 한다?
하하하 내 입장에선 코웃음 꺼리지.
이 실력으로 결혼생활 20주년을
눈앞에 두고는 아직까지
신랑에게 타박을 받고 있다.
요리경력이 오래되었다고 했지
맛있게 한다고는 안 했다..
이게 함정이다.
내 요리경력에 계량 따윈
개나 줘버려라~~라는 맘으로
대충 눈대중으로 샤사삭~
그러다 망한 음식이 한두 개가....
아니다.
난, 특히 국물요리에 약하다.
라면도 가끔 한강라면,
물을 붓다가 딱 그 정도가 맞는데!
부족할까 싶어서 더 부은 게
항상 에러가 된다.
이 또한 능력이 아닐는지?
ㅋㅋㅋ
오늘도 그런 날이다.
쌀뜨물을 받아서 한쪽엔 된장찌개
한쪽엔 애호박찌개
두 냄비에 각각 담아두고
각자 야채와 고기를 넣어서 끓였다
그리고 식탁에 올려서
엄마는 된장찌개에 진지를 드리고
신랑과 아이들에겐 애호박을 줬다.
신랑이 한입 먹고 눈으로 욕을 한다
장모님 계셔서 타박은 못하고
대체 이게 무슨 맛인지..
평가해 달라는 눈빛을 보낸다.
난 그 뜻을 이해 못 하고
(자부심 있게 간도안 봤다.)
왜왜?
이러니
"왜 그러는 거야?"
라고 했다.
신랑은 맛을 보라는 뜻으로
고개를 까딱거리고 있었다.
내가 한 숟갈 맛을 보는데,
이건 애호박국도 아니고
돼지국도 아닌,
그사이 어딘가에 있을
이름모를 찌개 맛이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먹을만하다고는 했다
역시 내 새끼들~ㅋㅋ
(근데 김에다만 밥을 먹고 있네?)
신랑이 하소연하듯이 말한다.
왜?!!
애호박찌개를 20년 가까이 끓이는데,
항상 맛은 먹을 때마다 틀리냐고!
흠...
난 정답을 알고 있지만 말해줄 수가 없다.
머... 찌개나 국의 정답은 물양이니까!!
신랑은 애들처럼 김에다 밥을 먹고
자리에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보니 맘이 조금 안 좋았다.
그래서 내가 살려보겠노라고!!
큰소리를 치니 신랑이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애원과 함께!
하지만 요리경력이 오래된 나로서,
저 아까운 찌개를 그냥 둘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만능치트키~ 김치를 넣었다.
끓여놓고 만만한 아이들에게 먹이니
괜찮아졌다고 엄지손가락을 척 올려주었다
그렇지? 역시!!..
혹시나 해서 맛을 봤는데
자식에게 속았다.
신랑에게 먹어보라고 했음
또 한번 씨게 타박받을 맛이였다.
하아..
그렇게 그 찌개는 그날의 임무를 다하고
인덕션에 덩그러니.. 외롭게 남겨졌다.
그날아침..
번뜩이는 아이디어처럼 참치캔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참치캔...이다!!
참치캔을 넣고, 식은 밥을 넣고,
죽처럼 끓여버렸다.
그리고 맛을 보니..
하아~~ 역시 경력자는 경력자야!!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아이들도 눈에 진심이 묻어나는
맛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어제의 그 찌개가 맞냐?
정말 맛있다!
아쉽게도 출근하신 신랑은 이맛을 보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꼭꼭 아빠에게 엄마가
살린 찌개의 맛표현을 해달라고 했는데도
결국 신랑에게 불신을 얻은 나는..
음식으로 믿음을 줄순 없었다
그 찌개죽(?)정말... 진심으로 맛있었는데...
다시 그 맛을 흉내도 못 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