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나 없이 못 사는 이유

by 유쾌한 주부저씨

백수가 되고 난 후

당장 다음 달 대출금과 카드

나갈 돈을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그러다 몇 년 전 신랑과 나누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지금 신랑 마음이

무지 지옥이겠구나 싶은 게,

이 심각한 상황에서

피식! 웃음이 나온다.


저녁에 모든 일과를 끝내고

신랑과 TV 보고 있었다.


다큐로 방영한 거 같은데

백년해로 하시는 어르신들의 삶을

묵묵히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애정 어린

눈길로 봐주시고,

이뻐하시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60년(?) 넘게 부부로 사셨는데,

저런 애정이 깃든 삶이 가능할까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궁금해서

계속 시청을 하게 되었다.



혹시나 재혼인가 싶기도 하고..

(분명 60년(?) 세월 함께라는 자막을 봤음에도

순간.. 저럴 순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이런 못된 발상을 하는 거겠지.)


그리 서로 애정하시며 살다가

할머니가 먼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가 음식과 꽃을 싸들고

할머니 산소를 자주 찾아가시는

그런 내용인데~

되게 감명 깊게 보고 있다가

옆에서 핸드폰 게임하는 신랑분을 보면서

당신도 나 죽으면

저리 살 수 있냐고 물어봤었다.


내가 tv이 보다가 어머나~세상에~

이런 추임새를 하는 걸 들었던지라

핸드폰보다 몇 번 고개 들어서

화면을 보긴 하던데,


내가 물어보니 즉각 내 옆으로

쪼르르 붙어 앉아 대답을 해주었다.


얼굴은 이미 날 저세상으로 보낸 얼굴로..

영혼에게 대답하듯이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이건 내 착각이었겠지.)


확신에 찬 모습으로!!


"나도 죽어버릴 거야!!"

했다.


순간 당황했다.

내가 예상했던 대답은

저런 확실한 대답이 아니었는데...


예를 들면..

"그래~애들은 내가 알아서 잘 키울게"라든가

"나 그럼 어게인 장가 오케이?"

이런 식에 장난말이 오갈 줄 알았는데.

예상을 빗나간 답을 해서 깜짝 놀랐다.


네가..

그 정도로 나를 사랑할 줄을 몰랐다는 그런...

감동과.. 애정이 조금씩 조금씨 샘솟을 때쯤..

바사삭 깨는 그 뒷말이.


"당신 죽으면 나 혼자

그 많은 빚을 어떻게 갚아??

나도 죽어버려야지!!""


라고... 내 귀에 속속 들리게 말했다.


저저~발칙한

주둥이를 매우 쳐라!!!!